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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경제] 신흥 자원국 제대로 보기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국내연구자료 연구보고서 오영일 LG경제연구원 발간일 : 2006-08-11 등록일 : 2018-09-27 원문링크

자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최근 급속히 늘어나면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신흥 자원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보유한 자원에 대한 매력에 편승해 자원외 다른 분야의 시장성 및 그 성장 가능성이 과대평가되는 면도 상당히 있다. 신흥 자원국은 인구, 소득 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BRICs 국가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하며 이에 걸맞는 접근 전략이 요구된다.

 

많은 인구, 풍부한 자원, 광활한 영토 등을 바탕으로 BRICs 국가들은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하지만 이제 BRICs 국가들은 기회의 땅이라고 하기엔 너무 경쟁이 치열해졌고, 지금 세계는 Post BRICs 국가들을 찾는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유명 투자 은행 및 언론 매체에서도 경쟁적으로 Next-11, BRICKS(기존 BRICs 국가에 카자흐스탄의 K, 남아공의 S 추가), VRICs(기존 BRICs 국가에 브라질 대신 베트남의 V 추가)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가며 차세대 유망 신흥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1세기 신흥 시장의 키워드는 자원


제조업 생산기지, 소비시장, 천연자원 등 차세대 유망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유망 시장이라면 위의 3가지 조건을 다 갖춘 곳이겠지만, 그런 나라는 찾아 보기가 쉽지 않다. 3가지 조건 중 확실한 한 가지만이라도 있으면 유망 시장으로서의 일차적 조건은 충족됐다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3가지 조건 중 최근의 글로벌 경제 트렌드 속에서 가장 각광받는 유형은 자원을 성장 엔진으로 삼고 있는 나라가 아닐까 여겨진다.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국가들은 일단 성장 궤도에만 오르면 그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효과는 강하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소비 시장으로서 각광 받는 유망국이 되기 위해서는 구매력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즉 어느 정도의 경제 수준에 올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자원형 유망국은 자원 개발의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탐사 단계부터 이미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시장 반응이 가장 빠르게 드러난다는 장점이 있다. 자원 개발 자체도 매력적인 업종이지만, 순간적으로 막대한 자금이 해당국으로 유입되어 투자 및 소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제조업, 기술 등의 전통적 성장 동력이 미약한 개도국이 단기간 내에 급성장을 하는데 자원 개발만한 동력은 거의 없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고성장을 보인 나라들의 상당 수는 자원 개발을 통한 성장국이었다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신흥 자원국의 실체는…


최근 자원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신흥 자원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신흥 자원국의 성장 잠재력 및 시장성을 과대 평가하는 면이 상당히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 숫자는 숫자일 뿐 : 규모 있는 시장은 극히 미미


자원 개발로 고성장을 이룬 신흥 자원국의 시장이 자원 분야에 있어서는 분명 유망 시장일 수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 성장을 거듭해 나갈 수 있는 전체적 개념의 유망 시장이라고는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신흥 자원국 시장은 분명 이전과 달리 자금 유통이 활발해지고 시장에 활기가 보일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활기인가 이다. 예를 들어 자원 개발로 외국인 투자가 들어 오고 경제가 활기를 보이며 국민들 소득 수준이 연 50%가 올라 구매력이 많이 향상된 나라가 있다 하자. 그런데 그 나라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500달러도 안 되던 빈국이라, 소득 수준이 50% 올라도 그 오른 수준이 700~800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면? 당사국 입장에서는 대단한 발전이고, 또 수치상으로는 높은 성장을 나타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그 수치는 별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다.


BRICs 국가들을 제외하고 자원 개발을 통해 최근 급성장한 신흥 자원국 중 자원 매력뿐 아니라 소비 시장성을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있는 카자흐스탄을 기준으로 신흥 자원국들의 시장성을 판단해 보자. 인구 약 1,500만 명 규모의 카자흐스탄이 본격적으로 세상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2~2003년경이다. 당시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2년 1,645달러, 2003년 1,987달러였다. 하지만 소위 신흥 자원국들 중 2002~2003년 당시의 카자흐스탄과 유사한 소득 및 인구 규모, 즉 인구 1,500만 명 이상, 1인당 국민 소득 1,600달러를 충족시키는 나라는 앙골라(인구 1,520만, 1인당 국민소득 1,743달러)가 유일할 뿐,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기준 미달이다. 조건을 인구 1천만 명, 1인당 국민 소득 1천 달러 이상으로 상당 폭 낮춰도 변화는 없다. 그나마 앙골라는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아직도 하루 1달러 미만의 저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기준을 만족시킴에도 불구하고 큰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는 국가이다.


이들 신흥 자원국들이 자원 개발을 통해 급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엄밀하게 말해 신흥 자원국 중 인구와 소득 수준이 일정 요건을 갖추고 있는, 세계가 찾고 있는 그러한 ‘유망 신흥국’은 아님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 정부의 경제 발전 의지 불투명


신흥자원부국의 지속 성장 가능성과 관련한 또 한 가지 문제는 자원 개발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잘 활용하는 국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인구, 시장성 등의 외부적 요인 외에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원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거두고, 그 성장을 산업으로 연결시켜 어느 정도의 지속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고 있는 러시아 푸틴 정부 사례를 볼 때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경제 발전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정부라면 자원 수출로 확보한 자금을 당연히 도로, 항만, 통신, 건설 등 국가 인프라 사업 및 각종 산업 육성을 위한 곳에 우선적으로 지출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우선 관심이 국가 경제 발전 보다 독재 정권 유지나 개인 이권 챙기기 등에 있다면 자원 개발의 혜택이 시장 및 사회로 나가지 못하고 일부 계층의 이익을 위한 재원으로 대부분 충당되고 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나이지리아, 차드  등이 바로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물론 자원 개발의 혜택이 돌아온 기간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음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워낙 기존 경제 여건이 열악해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은 해도 그 성과가 안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중동 등 전통적 자원 부국들의 경험들을 볼 때 자원이 풍부한 국가 중 자원 개발 이익을 타산업으로 연계시켜 성장 기반을 확장시킨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른다고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신흥 자원국 접근을 위한 6대 핵심 포인트


BRICs 등과 비교할 때 신흥 자원국의 시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신흥 자원국이 시장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특별한 성장 엔진 없이 여전히 평균 수준의 성장세만 유지하고 있는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신흥 자원국들은 월등히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자원 매력으로 인한 착시 현상에 빠져서는 안 되며, 시장의 발전 정도와 그 시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 BRICs와의 비교는 곤란


한 마디로 신흥 자원국은 BRICs 국가들 시장처럼 안정적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자원 개발의 혜택으로 일정 수준의 경제 성장은 가능하지만, BRICs와 같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의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사실 신흥 자원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 중 인구, 자원 규모, 시장 활용성 등 모든 면에서 BRICs와 견줄만한 국가는 흔치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 자원국들로부터 BRICs와 같은 시장성, 지속 발전 가능성을 기대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고 실망만 클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수치에 너무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10~20%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분명 대단하지만, 근본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았던 나라들이었던 관계로 아무리 수 년간 그런 고성장을 거듭해도 웬만한 국가들의 경제 규모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요 신흥 자원국 중 향후 5년간 연평균 7~1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현재의 신흥 자원국들의 2010년 GDP 규모가 BRICs 경제가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기 전인 2000년 브라질 GDP 규모와도 비교가 안 되고, 아프리카의 전통적 자원 강국인 남아공의 2005년 GDP 규모에도 못 미친다.

 

2. 자원은 자원으로 승부: 시장 특성에 맞는 사업의 선별


신흥 자원국은 인구를 바탕으로 한 소비 시장 매력이 크지도 않고, 중국과 같은 제조업 잠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도와 같이 IT 분야의 강점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갖고 있는 것은 오로지 자원일 뿐이다. 다시 말해, 지금 각광받고 있는 신흥 자원국들의 진정한 가치는 그 소비 시장, 또는 제조업 기지로서의 가능성이 아닌 자원 획득 그 자체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주목하는 솔직한 이유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자원에 대한 관심이다. 따라서 신흥 자원국에 대한 일차적 관심은 자원 개발, 또는 자원 개발과 관련된 비즈니스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자원 개발 이외의 영역은 그 다음 순위이다.

 

3. 과대 투자 금지: 시장 잠재력 실현에는 오랜 시간 소요


BRICs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자원 개발에 따른 일정 규모의 시장 확대는 분명히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그 시장이 향후 몇 년 정도 성장을 이어갈 것인지, 또 시장 규모와 소득 수준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확대될 것인가를 냉정히 판단해서 거기에 적합한 규모의 진출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과대 투자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비즈니스 기회의 땅, 검은 진주 아프리카, 최후의 엘도라도, 제2의 중동 등 각종 언론에서 신흥 자원국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담은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자원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업을 할 만한 분야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이 품고 있는 잠재력은 인정하되, 그 잠재력이 실현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장기적 전망에 바탕한 시장 접근이라면 몰라도 당장 재미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들어 간다면 실망만 클 것이다.

 

4. 자금원과 가까이: 정부 발주 사업에 관심


신흥 자원국들의 자금 사정이 아무리 과거보다 좋아졌다 해도 절대적 기준에서 볼 때는 여전히 불안하다. 때문에 대금 결제가 확실한 분야 위주로 안정적 접근 전략을 펴야 한다. 특히 현지 민간 기업과의 거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언뜻 보기에 건실해 보여도 그 내막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원 개발로 자금을 쥐고 있는 곳은 현지 정부라는 점이다. 현지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우선 분야를 재빨리 잡아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저소득 신흥 자원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5. 현지 밀착형 전략 수립: 기존 전략으로는 백전백패


신흥 자원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은 누구에게나 낯선 신시장이다. 과거 타시장에서의 경험에 짜맞춘 시장 전략, ‘무조건 싸면 통할 것이다’라는 등의 섣부른 시장 판단 태도, 현실과 동떨어진 너무 앞서가는 서비스 및 품질 관리 정책 등은 이 곳에서 필요치 않다. 이 곳에서 필요한 것은 현지의 수요와 규모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순발력과 유연한 전략이다.

 

6. 확실한 분야는 선점 전략: Wait & See 전략은 곤란


앞서 지적한대로 어려운 시장 여건속에서도 유망사업 분야는 있으며, 정확한 시장 전망 및 분석이 있다면 과감할 필요가 있다. 선진 외국 기업들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소극적 전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흥 자원국들은 소비 시장 규모가 작아, 선발 업체가 한 번 훑고 지나가면 더 이상 나눠 먹을 것이 없다. 또 신흥 시장은 선진입자가 진입장벽을 치면서 사업하기가 매우 유리한 곳이기에 후발 진입자가 재미 보기란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는 곳이다.


최근 카자흐스탄 아파트 시장에 뛰어드는 한국 건설 업체들이 생기고 있는데, 부유층이 급속히 늘어나고, 고급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고급 아파트 시장이 한 없이 확대될 거라는 장밋빛 전망은 화를 부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의 인구는 고작 150만 명 내외이다. 신수도 아스타나는 30만 명이 약간 넘는 정도이다. 알마티는 한국의 강원도, 또는 충북 인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아스타나는 시흥 수준이다. 게다가 현재 알마티 고급 아파트의 평당 시세는 약 500~600만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이다. 물론 그 가격은 지금도 오르는 추세이지만, 문제는 아무리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부유층, 중산층이 확대되어도 그런 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소비층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 당장은 블루 오션으로 보일 지 몰라도 이제 준비하고 들어가는 후발 주자는 기회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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