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우크라이나의 관세동맹 참여 문제는 러시아 주도의 CIS 지역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동방과 서방 옵션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선택은 매우 중대한 국제정치적 함의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의 발전 전망, 탈 소비에트 공간의 국제관계 동학, CIS 지역 통합 운동의 장래 등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큰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지도부도 CIS 지역 통합 작업에서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요인의 비중과 중요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게 관세동맹 참여를 촉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관세동맹에 옵서버로 참여하기를 희망하면서 서방 옵션 채택을 위한 정치적 행보를 감행해왔다. 이는 동과 서 사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현실과 역사적 특수성, 지역주의 정치구조 등을 분명하게 반영해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3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전격적으로 EU와의 FTA 체결 중단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볼 때,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정책의 무게중심을 러시아 주도의 CIS 지역 통합 작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