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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기와 리더가 연결하는 지구촌의 지붕, 페루프

콩고민주공화국 KOTRA 2017/05/11

금속기와 리더가 연결하는 지구촌의 지붕, 페루프

- 세계의 지붕을 잇는다 -

 

 

 

□ 알파걸에서 기와장이로

 

웹스터 대학교 런던캠퍼스 국제학 학사. 미국 아이비리그에 비견되는 영국 워릭대학교 국제학 수료. 영국올림픽협회 보조 리포터. LG그룹 런던법인 근무. 이력서가 이 같은 경력으로 가득하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UN 근무? 외교관? 아니면 방송가에서 맹활약하는 국제관계 전문가? 나, 박서정의 선택은 ‘기와장이’다.

 

청와대에 청기와를 납품할 만큼 기와 분야 최고의 기업인 ‘대동요업’, 박헌출 회장의 맏딸로 태어난 나는 20대 시절, 넓은 세상에서 여러 경험과 배움을 얻은 뒤 1992년 ‘대동요업’으로 들어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 메탈 우먼, 금속기와를 만들다

 

전국 최대 규모의 청기와 생산업체인 ‘대동요업’은 1990년 자동화 유약기와 공장을 준공해서 스페니쉬 S형 기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기, 회사로 들어와 ‘대동요업’에서 기획 관리를 담당하며 기와시장을 익히고 부친이 2002년 설립한 금속기와 제조회사 ‘페루프’를 이어받아 2003년 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기와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분야다. 동·서양의 건축 양식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공통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건물 최상부에 설치하는 덮개인 ‘기와’다. 동·서양에서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종류도 다양한데, 기원전 970년, 예루살렘 성지에 처음 시공된 후 지금까지 애용되는 ‘금속기와’는 크기는 일반 기와의 6배인데, 무게는 6분의 1에 불과해서 취급과 운반, 보관이 용이하다. 흙기와에서는 낼 수 없는 다양한 색상도 표현할 수 있어서 개성을 추구하는 21C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렇지만 ‘금속기와’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알루미늄과 아연이 도금된 갈바늄 철판에 천연 돌입자를 접착시켜서 수십 년을 견디게 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기술력과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는 ‘금속기와’에 도전한 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세 경영인이라고 해도 생산 기술이 미약했고, 운영자금을 물려받지 않았기 때문에 30㎡ 남짓한 컨테이너 사무실과 인수받은 660㎡의 공장 건물에서 매일 갈바륨 철판 위에 아크릴 폴리머, 방화재, 방청재, 천연 돌입자 등을 입혀보고, 코팅하고, 열을 가해 구워보며 ‘페루프’만의 기술을 익혔다. 이 과정이 너무 고돼서 처음 2년간은 자금, 품질, 영업, 모든 부분이 어긋났고, 몇 개월 동안 회사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기와제조 부분의 역사를 잇는다는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나는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 매일 아침을 자기 암시로 시작했고, 긍정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아갔다. 그 결과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최고제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돌가루 도포 S형 금속기와를 출시하며 ‘페루프’의 이름을 높였다. 우리나라 전통 기와인 한식형 기와의 멋스럽고 우아한 곡선을 그대로 살리면서 미국식 신소재 강판에 이탈리아산 컬러 돌가루를 입힌 이 기와로 우리 회사는 세계 지붕업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 세계 건축물에 수려함을 더하는 페루프

 

‘페루프’는 2005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전통 기와 디자인에 첨단 기술이 결합한 ‘페루프’의 금속기와는 폭우와 태풍, 혹한과 혹서, 지진과 같은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품질! 어떠한 건축물에도 쉽고 빠르게 시공할 수 있는 간편함! 50년 이상 유지되는 긴 수명! 다양한 색상 구비로 건축물의 특색을 부각시키는 아름다움! ISO 9001을 획득한 프레스 설비와 생산라인! 건축 외장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아프리카의 부유층부터 지진 때문에 집을 지을 때 내구성을 우선으로 여기는 일본, 친환경 소재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북미 시장까지 전 세계를 두루 만족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수출을 시작한 우리 회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30여 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매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2009년 ‘500만 달러 수출의 탑’, 2012년에는 ‘1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매출의 90%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 중 아프리카는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페루프’의 주요 시장이다.

 

 

□ 아프리카와 금속기와

 

전 세계 70여 개국을 다니며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시간이 나는 대로 KOTRA 글로벌윈도우 정보 사이트에서 세계 건축 시장의 동향을 조사하는 나는 KOTRA 홈페이지에서 아프리카 건축시장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케냐의 건축자재 시장이 오랜 동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2000년 0.3%에서 2003년 2.2%로 건축자재 시장이 회복됐고 케냐 정부의 주택 50만 호 건설로 케냐의 건물 내장재 시장이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나이지리아의 시멘트 판매가격이 2개월 사이 20% 가량 급등했다. 시멘트 판매가격 급등의 원인은 국내 건설경기 호황으로, 나이지리아 정부는 원유가스 부문에서 창출되는 오일 머니를 활용해 앞으로 수년 동안 인프라 확충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며 나이지리아의 건축 기자재 수요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아프리카 건설 경기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진출을 결심한 나는 2006년 나이지리아와 케냐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수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의 중심이 아파트이기 때문에 금속기와의 수요가 많지 않지만, 더위와 가뭄이 잦은 아프리카는 현지 기후에 강한 금속기와를 선호한다. 특히 이 시기, 아프리카는 전통적인 지붕재에서 현대식 건축자재로 트랜드가 바뀌고 있어서 금속 특유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금속기와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물론 언어, 문화, 풍습이 너무도 다른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녹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하고,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글로벌한 감각으로 재해석한 ‘페루프’의 금속기와를 바이어들에게 소개했고 기존 제품과 품질, 디자인, 가격 등을 비교한 바이어들은 ‘지금까지 접한 제품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 KOTRA 지사화사업으로 개척한 콩고민주공화국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단 하루도 망각하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온 ‘페루프’의 금속기와는 지구촌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고 제품상’을 받은 나이지리아에서는 ‘금속기와’를 아예 ‘페루프 타일’로 부를 만큼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고, 가나 바이어는 나의 출장에 맞춰 “페루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와 같은 광고를 신문에 실을 만큼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가 남다르다.

 

‘지구의 마지막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에서 기회와 희망을 발견한 나는 콩고민주공화국 진출을 위해 2014년 KOTRA 킨샤사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2008년부터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은 도시인구 급증으로 건축자재 부족 현상을 빚고 있어, 우리가 진출하기 좋은 시장이다. 마침 ‘페루프’가 지사화사업을 신청한 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는 구매상담회 겸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킨샤사 무역관의 초대를 받은 나는 콩고 출장을 준비하며, 새로운 바이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가는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한 기업들이 대거 불참 통보를 한 것이다.

 

“‘페루프’, 박서정입니다. 전시회가 무산됐다니요?

 이미 출장 준비를 다 끝냈는데 콩고민주공화국에 가보지도 못 하고

 기회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콩고로 가겠습니다~”

“대표님, 에볼라 바이러스뿐 아니라

 요즘 콩고민주공화국이 인접국과 갈등을 빚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표님이 위험을 불사하고 오신다고 하니,

 저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습니다~”

 

킨샤사 무역관과 통화를 한 뒤, 콩고민주공화국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은 불안했다. 치명적인 치사율의 에볼라 바이러스나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보다 ‘어렵게 간 콩고인데 아무도 못 만나면 어쩌나?’ 빈손으로 돌아올 길이 두려웠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해보니,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킨샤사 무역관은 현지의 부동산 중개업체를 일일이 방문하고, 타일, 철근, 공구, 화장실설비, 수도설비 등 건축자재상이 즐비한 킨샤사의 건축자재상 거리를 누비며 바이어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중 ‘페루프’의 우수성을 한눈에 알아본 ‘TRANS-IMPORT’와 이야기가 술술 풀리며 우리 회사는 만남을 가진지 단 5개월 만에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금도 킨샤사 시내에는 바이어가 자리를 들여서 세운 ‘페루프 대형 옥외 광고판’이 자랑스럽게 서 있다.

 

□ 지붕은 가장 가까운 하늘입니다

 

고개를 들어, 우리 전통 가옥의 지붕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할 때가 있다. 산기슭에 오종종 모여 있는 초가지붕의 정다움에 마음이 순해지고, 두 귀를 사뿐히 들었지만 뽐냄이 없이 의젓한 추녀의 곡선에 시선은 자연스레 하늘로 향하게 되는 전통 가옥의 지붕. 나는 그렇게 온화하고, 정이 가며, 자연 속으로 번져 나가는 지붕의 기와를 만들고 싶다.

 

‘페루프’의 직원들도 스스로를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페루프인’이라고 소개한다.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건축, 한국의 멋이 담긴 금속기와를 소개하는 민간 외교 사절이라고 자부한다.

 

금속기와에 우리의 문화와 혼을 담는 ‘페루프’. 이 마음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페루프’의 기와가 세계의 지붕을 이으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매출이 얼마 늘었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직원들이 대기업에 버금가는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_ 박서정 대표

 

박서정 페루프 대표는 성공 비결을 묻자 손사래부터 치며 이렇게 말했다. 박헌출 대동요업 사장의 맏딸인 박서정 대표는 지붕재 제조업체 페루프를 14년째 이끌고 있다. 페루프는 일반 기와보다 6배 크지만 무게는 6분의 1에 불과한 금속기와를 만든다.

 

“창업 초기 3년간 자금·품질·영업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몇 개월간 회사 문을 닫아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포기하지 않고 컨테이너를 개조한 사무실에서 품질 개선에 매달렸고 새롭게 영업전략을 마련한 끝에 국내 굴지의 건설사 납품에 성공했다” _ 박서정 대표

 

위기를 극복하자 페루프와 박 대표에게 희망이 찾아왔다. 이후 미국·일본·유럽 등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린 페루프는 지난 2011년 경상북도 수출 선도기업으로 지정되며 글로벌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페루프의 이 같은 성장에는 코트라(KOTRA)의 지원이 함께 했다.

 

“매출 30억~40억 원할 때부터 KOTRA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 150억 원 가운데 90%가 수출” _ 박서정 대표

 

페루프는 제한된 해외영업인력을 갖고도 지금과 같은 수출기업이 된 비결로 KOTRA의 지원을 꼽았다. KOTRA 글로벌윈도우 정보 사이트에서 콩고시장 정보를 확인, 시장 잠재력을 발견했고 페루프는 당장 킨샤사 지사화 사업 서비스에 가입했다. 현지 금속기와 시장 및 바이어 조사에도 나섰다. 때마침 열린 킨샤사 구매상담회에 참가한 페루프는 바이어들과의 1대1 미팅 이후 현지 거래처 방문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한 회사가 지난해 7월 한국의 페루프 본사와 공장을 방문했고 건설 중인 자사 건물의 지붕공사를 모두 맡겼다.

 

“수출성약 이후에도 킨샤사 무역관에서는 구매상담회 때 만난 바이어들과 당사와의 피드백 현황을 확인하면서 지속적인 연계를 도와줬다. 제대로 된 거래처를 개발하는 데에는 시간과 공을 들여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운데 회사 내부적으로 이번 콩고 사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_ 박서정 대표

 

페루프는 이번 경험 이후 ‘지사화 사업 서비스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신시장 개척 시 KOTRA와 어떻게 업무협조해 가야 하는지에 대해 표준화했다고 설명했다. 페루프는 콩고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건설 경기 시장 호황을 틈타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인 결과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금속기와를 달라고 하지 않고 페루프 타일을 달라고 할 정도로 우리 제품을 좋아한다. 나름 까다로운 바이어들인데도 페루프 품질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_ 박서정대표

 

 

#출처: 지사화 우수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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