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관계

- 인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태생적인 이점을 가진 국가로 평가됨. 인도의 경제규모는 매우 크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중앙아시아에 인접하였고, 역사적으로 무굴 제국은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에서 기원하였음.

- 그러나 인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소비에트로부터 독립한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출하지는 않았음. 최근 로렐(Marlene Laruelle)과 페이로즈(Sebastien Payrouse)라는 프랑스 학자들은 “중앙아시아와의 관계설정: 인도의 인식과 전략(Mapping Central Asia: Indian Perceptions and Strategies)”라는 저서를 통해 동 지역에서 인도의 전략을 밝힘.

- 이들은 인도가 러시아, 중국, 미국, 유럽연합 등 4대 주요 국가들과 동 지역에서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터키나 이란은 물론 일본과 한국의 영향력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제적인 영향력은 말레이시아 또는 아랍에미리트 공화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동 지역에 대한 전략적인 진출을 거의 포기한 상황이라고 밝힘.

□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문제점

- 인도는 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설정에 실패한 것인가? 이는 몇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음.

- 첫째는 정치적인 이유임.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러한 이유로 중앙아시아 국가지도자들은 인도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음. 인도는 대외적으로 민주주의를 권고하지 않지만 민주주의가 아닌 국가들을 동맹국으로 여기지는 않음. 따라서 인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국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민주주의라는 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같은 보편적인 모델을 제시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논리로부터 혜택을 볼 수 없음.

- 둘째는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가 악영향을 주고 있음. 중앙아시아는 인도의 카쉬미르 지역으로부터 수백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나 이 지역은 매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 특히 중국의 신장지구와 이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하여 이들과의 관계가 매우 복잡함.

- 셋째는 경제적으로 인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현대화에 있어서 그다지 매력적인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 왜냐하면 인도 국민들의 대부분이 만성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임.

- 소비에트 붕괴 이후, 일부 서방과 인도의 분석가들은 동 지역에서 인도의 영향력이 러시아의 역사적 지배나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필적할 만큼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나 이는 모두 신화에 불과하였음.

- 이러한 잘못된 기대는 인도로 하여금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하는 지역통합체를 구성하려는 시도를 하게 만드는 비현실적인 구상을 추진하도록 하였음.

□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미래

- 그러나,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관계는 향후 발전할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 중앙아시아의 권위주의 정권이 현대화와 안정을 요구하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인도의 정치적 민주주의의 선례가 도움이 될 수 있음.

- 또한 인도는 시장개방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주도의 경제적 질서에 빠르게 흡수되는 속도를 저지할 수 있으며 러시아 및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정립을 바탕으로 한 세계질서에서의 인도의 균형된 위치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균형적인 대외정책과 궤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임.

- 과거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역사적 친밀성이 양 지역의 관계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임.

□ 총 평

- 현대 러시아와 인도와의 관계가 긴밀하고 협력적인 관계인데 비해 중앙아시아에서 인도의 정치-경제적인 영향력은 매우 미미했음.

- 이는 전술된 바와 같이 인도의 정치-경제적인 역사적 궤도와 업적이 중앙아시아에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이유일 수 있음. 그러나 인도의 경제적 성장이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한 이점이 있음.

- 대륙의 내륙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가장 물류상황이 좋지 않고 다른 시장으로의 접근이 어려운 중앙아시아 국가들로서는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향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 비록 현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인도와의 교역과 통상관계가 크게 활발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교역여건이 개선된다면 중앙아시아 국가에 있어서 인도는 매우 큰 시장을 제공해 줄 수 있음.

- 즉, ‘북으로는 러시아, 동으로는 중국, 남으로는 인도’ 라는 거대 신흥성장시장에 대한 다층적 접근성을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임.

< 참고 자료 >

Central Asia: Explaining India’s Low Regional Profile (Eurasianet. 20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