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에티오피아 도시화 현황과 전망

에티오피아 박정윤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전임연구원 2016/06/30

에티오피아 현지 매체인 Ethipoian News Agency에 따르면,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양국 간 도시 개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Haile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은 이번 협약이 스마트시티, 토지 관리, 주택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티오피아가 실질적, 기술적 지원을 받는데 반드시 필요한 협약이라고 평가했다.

 위와 관련하여,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박정윤 전임연구원에게 에티오피아 도시화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현재 에티오피아의 도시화 현황은 어떠한가?

 

▲ 인구 9,700만의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 시장을 자랑하는 에티오피아는 고도성장을 구가 중인 유망 시장이다. 빠른 경제성장(연평균 7% 수준)추세를 보이며 최근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급격한 인구증가와 도시화가 진행 중이다.

한편 미국 CIA의 2015년 자료에 의하면, 에티오피아의 도시지역 인구비율, 즉 도시화율은 전체 인구 대비 19.5%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는 2010년도 아프리카 전체 도시화율 평균인 36%에 한참 미치지 못한 형편이다. 그러나 2010년~2015년 동안 매년 에티오피아 도시화율은 평균 4.89% 정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아프리카 대륙 평균 변화율인 1.1%를 훨씬 웃돌고 있다.

도시화의 성격을 논하자면, 에티오피아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인구가 300만을 넘는 데 비해 인구 50만을 넘는 다른 대도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형적인 종주도시화(한 국가에서 단일 대도시가 다른 도시들보다 과도하게 성장하는) 현상이 심각한 국가이다. 또한 중도시들 중 상당수는 수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은 현재 도시시설 및 주거공급이 부족한 포화상태에 들어가고 있다.


Q2. 에티오피아의 도시화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 앞서 언급하였듯이, 에티오피아의 도시화 진행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늦은 편(비록 최근에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으로, 20세기 말까지 대부분의 국민은 아직도 도시화되었다고 할 수 없는 2,000~5,000명 정도의 마을에 살고 있었다.

이는 사실 에티오피아가 1980년대 겪었던 대규모 기근 피해 이전까지 농업 중심국이었던 사실에 기인한다. 또한 긴 식민점령역사를 거의 겪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도시형성이 대부분 식민지 시대 유럽 열강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점과 1930년대 잠깐 동안의 이탈리아 점령 기간 동안 도시화가 약간 빠르게 진행되었던 사실을 미루어보아도 알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도시화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다. 이 기간 동안 이농 향도 현상이 급격히 나타나면서, 정부는 1975년 농촌 농부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토지제도를 개혁하였고, 이에 따라 1970년대 후반-1980년대 말까지 도시성장률이 약간 감소하였다.

한편 19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 내전의 격화로 인해 도시로 피난한 농부들의 행렬로 도시 과밀 현상이 다시 심화되기도 한다. 현재는 4~5%대의 도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Q3. 에티오피아에서 도시화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 에티오피아의 도시화는 수도권의 과밀현상을 빼고 논의할 수 없다. 아디스아바바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도시권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도시 전역이 건설현장이라 할 수 있으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티오피아 경제를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에 발맞추어 주택건설과 도시교통시스템 확충에 전념하고 있다.

수도권 외곽의 신도시 건설의 열풍은 1980년대 서울 수도권역의 변화를 연상시킨다. 우리나라 정부와의 협력 열망도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2015년 가을 개통된 17km 노선의 지하철은 사하라 이남 지역 최초의 지하철 개통으로 현재 아디스아바바 시민들의 자랑이며, 막대한 중국기술력 투입(선로 및 전통차 제작)과 자본 투자(건설비용의 80%를 차관으로 제공)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환경파괴, 도시 과밀, 열악한 생활환경, 혼란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일단 아디스아바바의 도시확산으로 인한 과도한 토지소비 문제는 심각하다. 세계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아디스아바바의 인구성장은 17%였으나 도시확산(면적)은 51%나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토지관리체계가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및 업무 공간 부족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다. 도시화 프로세스는 효율적이며 투명한 토지관리 및 도시계획 시스템을 전제하지 않는 한, 국가경제사회 발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Q4. 에티오피아 정부가 진행 중인 도시화 계획의 목표는 무엇이며, 주요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는 인프라(교통, 에너지, 전력, 통신), 농업현대화, 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둔 국가 5개년 경제발전전략(GTP, Growth and Transformation Plan)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이러한 국가경제발전 비전과 연계하여, 도시화 계획들이 수립되고 있다. 국가 도시계획(National Urban Development Scheme)로부터 시작하여 광역도시계획(Regional Urban Development Plan), 도시기본계획(City-wide Structure Plan), 지역개발계획(Local Development Plan)들이 에티오피아의 도시개발 방향 및 실행전략을 구축하는 도구이다.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들 계획들을 활용하여, 도시권 주거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45만 가구의 주택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등 주택 공급을 늘리고 추세이다. 그러나 도시개발에 대한 전담기구가 미미하고 경험, 노하우 부족으로 체계적인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수도권 과밀성장으로 인해 정부는 2015년 11월 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경계선을 외곽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확장지역 대상이 된 오로미아주 주민들이, 정부의 독단적인 하향식 개발계획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이게 되었고 격렬한 시위를 시작하였다. 이 때문에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공권력과의 충돌이 격해지자 결국 수도확장 계획은 2016년 1월부로 일단 철회된 상태이다. 


Q5. 현재까지 진행된 에티오피아의 도시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에티오피아의 도시화는 1) 미래가 기대되는 빠른 성장세 2) 과도한 수도권 집중현상 3) 비효율적인 토지관리로 인한 도시확산 문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위의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현재의 주거부족, 아디스아바바의 일방적인 확산에 따른 충돌, 25%가 넘는 도시 빈민들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에티오피아 도시성장은 경제, 사회,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농촌 지역의 고립문제는 빠르게 해결되지 않고 있어, 도-농 연계 인프라 건설을 통한 농축산물 판로 확장과 농촌생활환경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에티오피아 도시화 과정은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 대도시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부족한 인프라, 난개발과 과밀, 빈곤집중, 도농격차 등의 문제들을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빠른 산업화, 외국투자유치(주로 중국 자본) 등의 호재로 아프리카 경제성장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어 다행히 도시 일자리들이 늘어나고 있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도시경제성장은 과밀, 환경파괴, 열악한 생활환경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득증대로 인한 사회 안정화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저유가 시대에 경제난에 맞닥뜨린 다른 산유국들에 비해, 안정적 성장을 거듭한 에티오피아 도시들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Q6. 도시화를 위해 에티오피아 정부가 추가로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이 있는가?

 

▲ 빈곤과 과밀, 열악한 생활환경 등의 도전에 직면하여, 에티오피아의 도시화 프로세스는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어되어야 한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도시 데이터 관리와 분석이 필요하고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조된 도시관리 및 개혁사업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단계씩 차별과 소외의 문제, 환경파괴문제 등을 해결할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특히 재해방재와 환경보호 등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대부분의 아프리카 도시들이 높은 성과를 보이지 못한 영역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다.

또한 앞서 언급(5번 질문 참조)한 바와 같이, 농촌 지역과의 접근성-연계성을 강화하여 도시의 시장(소비자)이 농촌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 동시에 도시지역 식량 수급도 더욱 원활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나친 이촌 향도의 추세를 안정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민들의 실질적인 문제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도시계획수립 및 집행에 있어 시민참여 프로세스를 강화해야 한다. 상명하달식의 수도권 확장으로 오로미아 주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였던 점을 반추하여 도시계획의 진행이 더 이상 관료들의 일방적인 결정으로만 진행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Q7. 최근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도시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그 내용은 무엇인가?

 

▲ 에티오피아 정부는 한국의 신도시개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일자리 창출과 주택부족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11월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와 에티오피아 도시개발주택부 간 토지주택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후 2016년 4월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단이 방한하였고, 국토교통부와 함께 실무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16년 5월 2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에티오피아 도시개발주택부와 신도시/스마트시티 개발/토지관리/주택개발 분야 기술 및 경험공유 등 도시주택개발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도시건설 전문기업 및 기관들은 이미 알제리 신도시 건설 사업 등을 통해 아프리카 진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아프리카 도시개발 사업의 주요 트렌드인 Intelligent/Smart city, Eco city 등의 건설에 중요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스마트시티, 도시개발기관 설립, 주택공급정책 분야 등에 한국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주택도시 분야에서 양국 간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Q8. 도시화가 진행되면 에티오피아의 사회, 경제 부문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는가?

 

▲ 1960년대 이후 전통적인 농업의존경제가 산업화,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약해지기 시작하였고 현재의 도시화 추세에 따르면, 이러한 탈농업 경제 동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티오피아 도시성장이 산업성장과 효율적으로 연계되어 진행될 경우, 경제 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제조업 발달(특히 정부의 섬유산업 활성화 정책 등과 연계하여)은 운송, 물류, 교통분야의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술분야 인력수요 덕분에 교육분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도시 중산층 성장으로 유통업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수도권 내에서 이미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단 농촌 지역의 자립도, 안정화 정책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도농격차로 인해 사회적 불안, 도시집중으로 인한 도시 빈민 증대와 같은 사회문제를 조절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Q9. 가뭄 등 최근의 기후 변화는 에티오피아의 도시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에티오피아는 자연적 지리적 특성상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저탄소 정책, 환경 탄성 회복 증대 정책들이 시급한 지역인 것이다. 아디스아바바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가뭄과 홍수 영향이 동시에 심각한 지역이다.

현재는 가뭄 피해가 극심하여 강우량이 증대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상습범람지역이 많으며 이러한 지역에도 많은 수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방재, 경보, 대피시스템(전반적인 재해관리체계)은 아직 미미한 단계인 데 비해 기후변화로 인해 재해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방출되고 수자원 부족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변화와 맞물려 더욱 악화될 수 있고, 도시민들의 삶에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비하여 에티오피아 국토계획인 GTP(Growth & Transformation Plan) 차원에서도 온실가스 저감계획이 준비되었으며, 정부의 새로운 재해위기관리(Disaster Risk Management) 계획들도 실행 중에 있다.

기후변화는 에티오피아 도시들도 피할 수 없는 글로벌한 위협요인이다. 그러나 그 피해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생활환경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하는 노력(수자원관리 사업, 방재시설 설치 등)을 통해, 오히려 국가 기술력 증대, 인력개발, 생활환경개선 등의 유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후변화의 ‘위협’을 국가역량 강화의 ‘기회’로 포착해야 한다.


Q10. 에티오피아는 어떤 도시개발 모델을 추구해야 하는가?

 

▲ 토지관리, 재해방지, 기후 변화 탄성 증대, 주거 및 영업공간부족 해결, 수자원 및 식량 공급 관리 등의 과제는 에티오피아 도시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시급한 우선순위 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문제는 사실 시민들이 얼마나 도시번영을 누리고 그 안에서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아직 에티오피아 도시계획수립과 집행권은 소수의 결정권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나, 결국 시민안정이 따르지 않는 도시의 미래는 절대 보장할 수 없으며 여기서 시민참여, 시민역량 강화의 목적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시민들의 의견과 기대사항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도시개발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정책결정권에 대한 시민 접근성이 높아질 경우, 도시의 정책 방향이 친 시민적으로 자리 잡을 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역량(시민교육 효과, 참여과정에서의 사회적 자본 형성, 전문인력양성 등)도 함께 강화될 수 있다. 에티오피아 도시들도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결코 외면할 수 없으며,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등의 대도시에서도 ‘시민참여’ 도시개발모델들에 대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