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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콩고민주공화국이 동아프리카공동체(EAC) 가입 의사

콩고민주공화국 양철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9/07/31

지난 6월 14일 탄자니아를 방문한 콩고민주공화국의 펠릭스 치세케디(Felix Tshisekedi) 대통령은 동아프리카공동체(East African Community, EAC)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 치세키디 대통령은 동아프리카공동체 現의장인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에게도 동아프리카 공동체 가입을 위한 공식 서한을 보냈다. 2019년 1월 24일 취임한 치세케디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아프리카공동체 가입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고 이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왔다. 사실 콩고민주공화국이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하려는 시도는 전임 카빌라(Joseph Kabila) 대통령때부터 시작되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이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하게 되면 아프리카 신생국가 남수단에 이어 7번째 회원국이 되는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이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으로 가입하면 이 지역공동체의 위상과 역학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은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을 포함한 동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6개국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역내 위상과 미래 잠재력
콩고민주공화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SA) 최대의 국토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은 인구 9,200만여 명(2019년 추계)에 달하는 대국으로 막대한 규모의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서 구리 생산량은 최대이며 전기자동차나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코발트와 콜탄의 매장량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콩고강의 수자원을 이용한 수력발전의 잠재력도 커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따라서 콩고민주공화국이 7번째 회원국으로 동아프리카공동체에 정식 가입하면 2억 6,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지역공동체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내총생산은 케냐나 탄자니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르완다의 4.4배에 달한다. 즉, 케냐와 탄자니아를 제외한 우간다, 르완다, 남수단, 부룬디의 국내총생산을 합친 규모다.

 

펠릭스 치세케디의 입장
‘민주주의와 사회적 진보를 위한 연합(Union pour la Démocratie et le Progrès Social)’ 총재를 지낸 펠릭스 치세케디는 2018년 12월 30일 실시된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의 대선 승리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권력이 이양된 사례이기 때문에 더욱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그는 취임 이후 앙골라, 케냐, 우간다, 나미비아, 탄자니아, 콩고공화국 등 콩고민주공화국과 인접하고 있거나 동부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들을 방문했다. 방문 기간 중 방문국 정상들에게 국가 간 장벽을 쌓는 대신 장벽을 무너뜨리고 지역 통합을 강화하자고 호소했다. 지역 통합에 대한 치세케디 대통령의 관심은 2019년 5월 30일 아프리카연합 49개국의 조인을 거쳐 출범한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협정(AfCFTA)’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협정은 역내 자유무역을 촉진하고 단일 통화 도입을 통해 단일시장을 출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 사회 협력과 지역 통합을 목표로 출범한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에 1997년 9월 이미 가입한 바 있다.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는 소수 백인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폭압을 자행하던 시기에 이른바 전선 국가들(Frontline States)을 주축으로 형성된 역내 공동체다. 현재 회원국 수는 16개국이며 회원국 국민 수는 3억 명에 달한다. 이미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에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이보다 규모가 작은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하려는 동기와 목적은 관심의 대상이다.

 

동아프리카공동체
동아프리카공동체는 동아프리카 3국인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를 회원국으로 1967년 출범되었다가 회원국 간의 정치적 문제로 1977년에 해체되었다. 동아프리카공동체가 해체된 배경으로는 우간다의 독재자였던 이디 아민(Idi Amin)과 탄자니아 대통령 줄리어스 니에레레(Julius Kambarage Nyerere)의 긴장 관계, 탄자니아식 사회주의 정책을 추구했던 탄자니아와 자본주의 지향적이었던 케냐와의 차이가 거론된다.

 

그러나 지역 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한 회원국들은 2000년 7월 동아프리카공동체를 부활시켰다. 본부는 탄자니아의 북부 도시 아루샤(Arusha)에 있다. 동아프리카공동체가 재출범되고 나서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이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동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지역공동체로 회원국의 인구가 1억 7,200만 명에 달하는데, 콩고민주공화국이 가입하면 2억 6,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지역공동체로 확대되는 것이다. 향후 소말리아도 정국이 안정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동아프리카공동체는 회원국 간의 상품, 노동,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출범한 경제공동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역내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단일 통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프리카공동체가 경제공동체를 넘어 정치 통합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개별 회원국이 유지하고 있는 정치 문화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Kaguta Museveni)는 헌법을 개정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장기집권을 해왔고, 탄자니아도 다당제가 도입되었지만 여당인 혁명당(CCM)의 장기집권은 계속되고 있다. 르완다의 개발독재(developmental dictatorship)식 통치, 종족성에 기반한 케냐의 정치 현실 등 회원국들 간의 정치적 차이가 정치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공동체 가입으로 기대되는 효과
치세케디 대통령이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하려는 실질적 동기, 배경과 목적에 대내외의 관심이 크다. 동기, 배경, 목적은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콩고민주공화국은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들 간의 교역이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함으로써 많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회원국 간의 자유무역을 통해 상품의 이동이 용이해지고, 인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국익을 증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유럽연합이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국가의 목소리를 내거나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는 지역적 차원에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이와 함께 동아프리카공동체 가입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분쟁이 종식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분쟁에 인접국인 르완다와 우간다의 암묵적 개입 의혹이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하여 기대되는 이러한 효과 이외에도 지리적 위치로 인한 실질적인 필요성도 회원국 가입을 위한 의지 표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콩고민주공화국은 거대한 면적의 국가이기 때문에 자국에서 산출되는 광물자원이나 수출품을, 거리를 고려해서 서부에 위치한 자국의 항구나 동부의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항을 통해 수출하는 것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탄자니아 공식 방문에서 탄자니아와 콩고민주공화국 양국의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논의된 것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출입을 위해 다르에스살람 항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탄자니아 방문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다르에스살람항구 방문이었다. 탄자니아는 최근 인프라 구축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해왔고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통해 콩고민주공화국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탄자니아의 바가모요(Bagamoyo)에 건설 중인 항구는 동아프리카 최대의 항구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하면 역내 이동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일부 동아프리카회원국가들은 단일 입국 비자를 발급하여 역내 이동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이들 국가의 거주자들에게는 1999년부터 동아프리카여권을 발급하여 사람들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

 

향후 과제
동아프리카연합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관세동맹, 공동시장, 통화동맹과 정치적 연방이다. 관세동맹과 공동시장은 다른 문제에 비해 상당히 진척되었으며 이미 합의된 관세동맹 하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 공동체의 궁극적 목적인 정치적 연방 혹은 연합의 정치체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해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치세케디 대통령이 타협과 갈등관리능력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콩고민주공화국의 동아프리카공동체 가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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