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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태평양 동맹-한국 간 파트너십의 미래 전망

중남미 일반 Carlos Aquino Mayor de San Marcos National University Vice Dean 2021/10/06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태평양 동맹(PA, Pacific Alliance)은 라틴아메리카 지역 내에서 국제 투자자 및 여타 지역 국가들에 대한 매력도가 높은 나라들로 구성된 경제 블록이다. 역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그리고 칠레 등 4개 국가로 구성된 PA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간 경제적 통합을 추구하는 공동체 중 외부지향적 성격이 가장 강하며, 이러한 PA가 가지는 경제적 매력에 이끌린 한국 및 다른 여러 국가들 또한 파트너국(Associate State)으로서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페루의 사례에서 보듯 각 회원국에서 좌파 정권이 출범하게 된다면 향후 PA의 확대 전망이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본고는 2021년 및 2022년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칠레와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정권이 집권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들 선거 결과가 한국이 목표로 하는 PA 참여 실현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경제에서 PA가 가지는 중요성
PA의 4개 회원국은 라틴아메리카 GDP의 38%, 총 무역량의 50%, 그리고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액의 45%를 차지하며1), 개방형 경제 및 투자 친화적 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 기업에 대한 매력이 높다. 또한 이들 4개국은 많은 경제 중심국 및 지역과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을 체결하고 있으며(멕시코를 제외한 3개국은 한국과도 FTA 체결),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교류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한국도 PA의 파트너국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2011년 4월에 설립된 PA는 상품, 서비스, 자원, 그리고 인구의 자유로운 이동에 더해 정치적 의견 합일, 경제/상업적 통합, 그리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영향력 증대를 주요 목적으로 한다2)

PA 회원국의 총인구는 2억 2,500만 명, 일인당 평균 GDP는 1만 8,000달러(한화 약 2,100만 원)이고, 회원국 간 자유무역지대 설정, 유가증권시장 통합, 그리고 역내 인구 이동 자유화 등이 시행되고 있는 유망한 투자 대상지이다. 현재 총 59개 국가들이 참관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싱가포르는 파트너국으로의 격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2021년 7월 태평양동맹-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PASFTA, Pacific Alliance-Singapore Free Trade Agreement) 체결을 위한 협상도 시작했으며, 2021년 말까지 본 협정에 조인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싱가포르는 PA의 첫 번째 파트너국이 된다3).

<표 1> PA 회원국 및 한국의 주요 경제 지표
* 자료: 세계은행(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


PA 회원국 내 정치적 변화가 PA에 미칠 영향
하지만 2021년 6월 페루에서 자원추출 부문 해외기업과의 협상조건 수정, FTA 재협상, 국가의 경제 개입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좌파 정권이 집권하면서 투자대상으로서 PA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2021년 말에는 칠레, 2022년에는 콜롬비아가 총선을 통해 대통령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며, 양국 모두에서 좌파 정권의 집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페루, 칠레, 콜롬비아의 향후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페루에서 2021년 7월 28일부터 5년간의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대통령은 공직 경험이 없는 교사 출신으로, 지도층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표방하는 좌파 정당인 자유 페루(Peru Libre)당 후보로 나서 당선되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 경제체제를 개혁하여 국가의 역할을 증대하고, 투자를 통한 해외 주체의 국내 경제 참여를 제한하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헌법을 개정할 것을 공약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쿠바나 베네수엘라 정권을 찬양한 바 있어 민간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으며, 페루가 조인한 FTA를 재검토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후 한달 반 정도 지난 현재, 카스티요 대통령이 해외투자와 FTA에 관해서는 공약한 바대로의 급진적 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해외 무역과 투자가 페루의 경제 성장에 지니는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1990년 페루가 해외무역 및 투자에 국가 경제를 개방한 이래 30여 년간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것이 바로 수출 부문이다. 페루의 상품 수출액은 2000년의 70억 달러(한화 약 8조 3,000억 원)에서 2019년에는 470억 달러(한화 약 55조 6,000억 원)로 크게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사상 최고인 550억 달러(한화 약 65조 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4). 이와 같은 수출 부문의 성장은 구리의 가격 상승(페루의 수출액 중 구리가 30%가량을 차지)에 더해 아보카도와 포도 등 호황을 맞고 있는 농업 부문에서의 수출 증대에 힘입은 것으로, 해외로부터의 투자가 이들 부문의 생산량을 높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기능했다. 국내 광산의 대부분은 외국 기업 소유이며, 농산업에서도 해외 투자가 큰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카스티요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은 페루의 주요 교역국이며(2021년 1~7월 페루 수출액의 35%를 중국이, 그 다음으로 미국이 12%를 차지5)), 최근 수년간 페루 광산 업계의 주요 투자국이기도 하다. 카스티요는 선거 승리가 공식적으로 확정되기도 전인 7월 15일에 중국 대사관을 방문했으며, 취임 이후 내각 소속 장관들이 중국 대사 및 중국 기업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페루가 이들과의 사업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현재 페루의 누적 FDI 중 4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구리의 25%, 철광석의 100%, 석유의 30%를 중국 기업이 생산한다6).

다음으로 칠레는 1970년대에 이미 해외무역과 투자를 개시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최초로 경제 개방을 실시한 나라로, 현재까지 역내에서 경제 개방도가 가장 높지만(현재까지 체결한 FTA 수에서 역내 1위7)) 2019년 발생한 대규모 시위 이후 다음의 세 가지 시그널에서 기류의 변화가 감지된다. 첫째, 칠레는 2016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 Pacific Partnership) 체결 기념식 개최국임에도 의회가 아직 본 협정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둘째, 지금 작성되고 있는 신헌법에 국가의 적극적 국가 개입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2021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계열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데,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으로 공산당 후보를 누르고 범좌파 연합 경선에서 승리한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가 유력 당선 후보로 거론된다8)

하지만 칠레는 멕시코와 더불어 라틴아메리카에서 경제적 개방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다수의 FTA를 체결했을 뿐 아니라 해외 무역이 경제에서 지니는 비중도 크다. 아래 <표1>에서 볼 수 있듯, 상품 무역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칠레의 경우 51.7%, 멕시코의 경우 75.4%에 달해 한국 등 무역의 중요성이 높은 국가들과 비견되거나 그 이상이다. 또한 멕시코, 콜롬비아,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페루처럼 칠레에서도 FDI가 경제에서 한국에서보다 훨씬 큰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보리치 후보 등의 당선으로 좌파 정권이수립되더라도 경제 정책의 성격이 비교적 온건할 가능성이 높아, 국가의 경제 개입 증대에도 불구하고 경제 개방에 대한 기존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콜롬비아의 경우, 현 우파정부에 항의하며 2021년 초 수개월간 발생한 대규모 시위로 인해 전반적 좌경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2년 5월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인 구스타보 페드로(Gustavo Pedro)는9) 급진적 좌파와는 거리가 있기에 자국 경제의 세계 통합에 관한 기존 경향을 뒤집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 경제 내 해외 무역의 비중은 페루, 칠레, 멕시코만큼 높지는 않지만 그 중요성은 여전하며, 해외 투자의 입지는 다른 PA 회원국에 비견될 만한 수준이다. 따라서 아래의 <그림 1>에서 보듯 2022년까지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국가들에서 좌파 정권(붉은색으로 표기)이 등장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PA 회원국들에서는 해외 무역 및 투자에 대한 기존의 태도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림 1> 2021~2022년 남아메리카 좌파정권 집권(유력) 국가
* 자료: Macroconsult - “Alianza del Pacifico: Viraje a la izquierda” (https://sim.macroconsult.pe/wp-content/uploads/2021/07/Reunion-Macroconsult_90721.pdf), 2021년 7월 9일.



미래 전망 및 함의
따라서 현재 페루에서 집권하고 미래 칠레와 콜롬비아에서 집권이 유력한 좌파 정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PA가 한국 등 다른 국가에 지니는 투자 매력이 급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를 시사하는 사례를 멕시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좌파 성향인 것으로 평가되는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Manuel Lopez Obrador) 대통령이 2018년 임기를 개시한 이후에도 PA, 해외투자, 그리고 이미 조인된 FTA 등에 관한 멕시코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었다. 

<표 1>에서 확인된 지표들 외에도, 멕시코는 1994년 발효된 북아메리카 자유무역협정(NAFTA, North America Free Trade Agreement) 및 재협상을 통한 내용 변경 이후 2020년부터 이를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협정 참여국들과의 경제적 통합 수준이 높은데, 일례로 멕시코의 대외무역액 중 65% 이상이 미국 및 캐나다를 대상으로 하고, 미국이 수출액의 80%를 차지한다. 또한 멕시코의 경제 개발에 있어 해외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정부나 기업공동체 차원에서 여기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할 때, 여타 PA 회원국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기존의 경제 원칙이나 PA의 미래 경로가 큰 변화를 맞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 각주
1) PA 공식 웹사이트 - “What is the Pacific Alliance?” 참조: https://alianzapacifico.net/en/what-is-the-pacific-alliance/
2) PA 공식 웹사이트 - “What is the Pacific Alliance?” 참조: https://alianzapacifico.net/en/what-is-the-pacific-alliance/
3) PA 공식 웹사이트 - “Pacific Alliance and Singapore conclude negotiations for the Free Trade Agreement (PASFTA)” 참조: https://alianzapacifico.net/en/pacific-alliance-and-singapore-conclude-negotiations-for-the-free-trade-agreement-pasfta/
4) Gestion 신문기사 참조: https://gestion.pe/economia/exportaciones-este-ano-superaran-niveles-precovid-y-marcaran-record-historico-nndc-noticia/
5) 페루 해외무역·관광부(Ministry of Foreign Trade and Tourism) - “Reporte Mensual de Comercio Exterior, Julio 2021” 참조:  https://cdn.www.gob.pe/uploads/document/file/2152327/RMC_Julio_2021.pdf
6) 아메리카 이코노미아(America Economía) 아시아링크(AsiaLink)의 마리아 오스텔로(Maria Osterloh) - “Empresas mineras chinas: contribucion al crecimiento economico del Peru” 참조: https://asialink.americaeconomia.com/columna/empresas-mineras-chinas-contribucion-al-crecimiento-economico-del-peru
7) 칠레가 체결한 FTA는 30개로, 멕시코(23개), 페루(20개), 콜롬비아(15개)에 앞선다. WTO - “Participation in Regional trade Agreements” 참조:    https://www.wto.org/english/tratop_e/region_e/rta_participation_map_e.htm
8)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 “Chiles´s social upheaval leaves presidential race wide open” 참조: https://www.ft.com/content/bcd2b8d3-02dc-4bd9-a2f6-78e090924ce9
9) 컨트롤 리스크스(Control Risks) - “Colombia´s violent protests in 2021 will open door to political transformation” 참조: https://www.controlrisks.com/our-thinking/insights/colombias-violent-protests-in-2021-will-open-door-to-political-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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