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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페루 대통령, 취임 8개월 만에 두 번째 탄핵 위기

페루 EMERiCs - - 2022/03/25

☐ 페루, 대통령 탄핵 논의 시작

◦ 탄핵 소추안 통과
- 페루 국회가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2022년 3월 14일 우파 성향의 야권 연합이 발의한 탄핵 소추안은 찬성 76표, 반대 41표도 통과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페루 국회는 카스티요 대통령의 실제 탄핵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인 논의와 청문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 야권 연합이 탄핵 소추안을 제기한 가장 큰 이유는 ‘도덕성 미달’이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취임 이후 측근이 각종 비리에 연관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 만에 총리가 세 차례나 교체되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친인척 비리 혐의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으로써 2021년 7월 28일 취임한 가진 카스티요 대통령은 임기 첫 해를 넘기지도 못한 채 대통령직을 박탈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 한편, 이번 탄핵 소추안이 카스티요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첫 번째 시도는 아니다. 야권 연합은 카스티요 대통령이 취임하고 불과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던 2021년 11월에도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첫 탄핵 소추안은 찬성 46표로 정족수 52표에 미달해 부결되었다.

◦ 국회, 대통령에 청문회 출석 요구...수용 가능성 매우 높아
- 탄핵 소추안을 가결한 페루 국회는 카스티요 대통령에게 2022년 3월 28일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 탄핵 논의 대상이 된 대통령이 반드시 국회의 출석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탄핵 소추 심사 대상에 올랐던 전임 대통령 대부분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사례가 없었다.
- 따라서, 만약 카스티요 대통령이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 이는 정치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며, 동시에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야당에 카스티요 대통령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탄핵 소추안이 최종 인용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한편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날, 페루 검찰은 비리 의혹이 제기된 카스티요 대통령의 조카 2명의 아파트를 압수 수색하였다. 이들 2명은 정책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친인척이 비리 혐의로 압수 수색까지 당한 카스티요 대통령이 만약 국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대통령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페루 국민에게 심어줄 수 있다. 여기에, 탄핵 소추된 전임 대통령 대부분 국회 출석 요구를 수용했다는 점을 감안 시, 카스티요 대통령은 출석 요구일 당일 변호인단과 함께 국회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임기 9개월, 순탄치 않은 고난의 연속

◦ 내각 구성 난항...갈피 못 잡는 방향타
- 지난 2022년 2월 8일, 카스티요 대통령은 내각 재개편을 발표했다. 새 정부의 세 번째 총리 엑토르 발레르(Héctor Valer)가 가정 폭력 이력 등 개인적인 자질 시비가 일며 사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2022년 2월 1일 총리에 지명된 발레르 전 총리는 겨우 일주일 만에 총리직에서 낙마하면서 페루 역사상 가장 단명한 총리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엑토르 발레르에 이어 아니발 토레스(Aníbal Torres) 전 법무인권부(Ministro de Justicia y Derechos Humanos) 장관이 카스티요 내각의 네 번째 총리로 임명되었다.
- 새 정부의 인사 고충은 총리뿐만이 아니다. 출범 후 약 6개월 동안 총리를 네 번이나 지명한 것도 문제지만, 장관 인사 역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카스티요 대통령이 네 명의 총리를 지명하는 사이 장관은 20명 이상 교체되었고, 지명된 장관도 좌우를 가리지 않는 등 카스티요 정부만의 명확한 색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지지율 하락,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높아져
- 정국 혼란이 계속되자,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021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50.13%의 득표율을 얻었던 카스티요 대통령은 최근 진행된 여론 조사에서 그 절반에 불과한 26%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정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루 국민은 오랜 집권 기간 동안 부패했던 우파 정권과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카스티요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 그러나 카스티요 대통령은 임기 초반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요 인사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자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 여기에, 공약과는 달리 취임 후 기존 자본가와 기득권에 유리한 정책이 몇몇 실행되면서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의견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여전히 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다수를 위한 정치를 표방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실행된 정책은 대선 후보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된다.

◦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싸움, 그러나 탄핵 소추안 통과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 사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정식 취임 이전부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페루는 오랜 기간 우파 정권이 정계에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따라서 빈농 교사 출신에 정치적 기반이 약한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기득권의 공격은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다.
- 실제로, 카스티요 대통령은 당선 직후에도 결선에서 맞붙은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 후보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인해 결선 투표가 끝나고 45여 일이 지난 후에야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었다.
-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 전 페루 대통령의 자녀로 오랜 기간 페루 정계에서 활동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비리와 인권 침해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카스티요 대통령은 결선에서 가까스로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를 이겼을 만큼 우파 지지층의 결속은 상당하다.
- 카스티요 대통령의 신승으로 오랜 기간 독점하던 정권을 빼앗긴 우파 세력은 카스티요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벌써 두 차례나 발의된 탄핵 소추안이 그 증거로, 두 번째 탄핵 소추안은 카스티요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국회에 올라갈 만큼 우파 야권 연합은 조직적으로 카스티요 정부를 흔들고 있다.
- 다만, 이번 탄핵 소추안 가결이 카스티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87명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야권이 87표를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이번에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야권도 재차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여기에, 이번 탄핵 소추안 가결로 우파 야권에 반발심을 가진 지지층이 다시 카스티요 대통령의 주변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갈지자 행보에 실망을 느낀 지지층 중에서도 아직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계층이 남아있으며, 이러한 지지층은 우파의 거듭된 공격에 카스티요 대통령에 다시금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 따라서, 앞으로의 관건은 탄핵 소추안 논의 진행 과정과 결과이다. 먼저, 임기 초반 인사 문제부터 상당히 흔들린 카스티요 대통령이지만, 적어도 총리 인사에서는 자신을 강하게 엄호해 주는 아니발 토레스 총리 지명 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그리고 페루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조금씩 관찰되고 있는데, 물가 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하면 이는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페루 국민이 아직까지 부패 우파 정치 종결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탄핵 소추안이 인용 거부되면 카스티요 대통령은 다시 한번 정치적 위기를 헤쳐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Latin America Advisor, Will Impeachment Keep Looming Over Peru’s President?, 2022.03.16.
Aljazeera, Peru Congress votes to debate President Castillo’s impeachment, 2022.03.14.
France 24, Peru's congress votes to debate presidential impeachment, 2022.03.14.
Aljazeera, Peru president Castillo avoids impeachment attempt, 2021.12.08.

Buenos Aires Times, Peru President Castillo sacks PM accused of domestic violence, 2022.02.05.
The Guardian, Peru’s prime minister to step down after allegations of domestic violence, 2022.02.06.
Reuters, Peru PM confirms departure after four days on job; Castillo faces Cabinet reshuffle, 2022.02.06.
DW, Peru: President Castillo swears in 4th Cabinet in 6 months, 2022.02.09.
Aljazeera, Peru’s president swears in fourth cabinet in six months, 2022.02.09.
France 24, Peru's president swears in new cabinet, his fourth in six months, 2022.02.09.
Brasil de Fato, Under impeachment process in Peru, Castillo receives support from Latin American politicians, 2022.03.15.
Aljazeera, Peru Congress votes to debate President Castillo’s impeachment, 2022.03.14.
Reuters, Peru's Castillo comes out fighting after impeachment vote, slams 'institutional crisis',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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