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유가 상승으로 경제성장률에 악영향

필리핀 EMERiCs - - 2022/04/08

☐ 물가상승, 필리핀 경제 성장의 발목 잡을 것

◦ 국제유가 상승과 미(美) 연준의 금리 인상... 경제 회복에 악재
- 3월 16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지적하며 필리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United States Federal Reserve)가 금리를 인상하며, 필리핀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경상 수지 적자가 커져 무역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2021년 1~9월 필리핀 경상 수지 적자는 동년 동기간 국내총생산(GDP)의 0.9%에 해당하는 26억 달러(한화 약 3조 1,527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3월 28일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도 2022년 필리핀 GDP가 6.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필리핀 개발예산조정위원회(Development Budget Coordination Committee)가 제시한 7~9% 경제성장률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치이다. 하지만 무디스는 필리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경을 재개방하면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여지를 두었다. 
- 또한, 4월 4일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Japan Center for Economic Research)와 닛케이(Nikkei)가 시행한 공동 조사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아세안(ASEAN) 5대 주요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의 2022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9%로 0.2%p 하향 조정했다. 본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필리핀의 2022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7.1%에서 6.3%로 대폭 낮추고, 2023년과 2024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5.7%로 제시했다.

◦ 정부의 목표 수준을 벗어난 물가 상승률
- S&P는 2022년 필리핀 평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3~4.2%로 상향 조정했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처음에는 2022년도 목표 물가 상승률을 2~4%로 제시했으나, 3월 22일에 이를 4.3%로 높여 잡았다. 31일 벤자민 디오크노(Benjamin Diokno)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가 2022년 3월 물가 상승률을 3.3~4.1%로 예측한다고 발언하며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목표를 벗어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023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3.3%에서 3.6%로 올려잡았다.
- 필리핀 중앙은행은 국제 원유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공공 전력회사 메랄코(Meralco)의 전기 요금 인상, 육류 가격 상승, 필리핀 페소 가치 하락 등을 물가상승 요인으로 지적했다. 그나마 민간 수도회사 메이닐라드(Maynilad)와 공공 수도회사 마닐라워터(Manila Water)가 수도 요금을 인하하고, 시중에서 쌀, 어류, 채소의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어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었단 것이 필리핀 중앙은행의 설명이다.
- 한편, JCER과 닛케이가 공동으로 시행한 위기 신호(JCER Risk Signal) 분석 결과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필리핀 경제 성장을 저해할 가장 큰 위험요소로서 물가상승을 지목했다.

☐ 치솟는 유류 가격과 불어나는 예산적자 

◦ 휘발유 가격 급등, 대중교통수단 기사 생계 위협
- 3월 25일 급격한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지프니(jeepney) 기사들의 파업이 필리핀 수도권(Metro Manila)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대표적인 서민 대중교통수단(PUV, public utility vehicles)인 지프니의 1회당 탑승 최소 운임은 9페소(한화 211원)로 고정되어있는데, 기사들은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하루 수익이 300페소(한화 7,057원) 이하로 떨어져 생계가 어렵다며 운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는 12시간 교대 근무를 했을 때 하루 600페소(한화 1만 4,189원)를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는 것이 기사들을 증언이다. 
- 필리핀에서는 3월 29일까지 연료 가격이 11주 연속 상승했으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35페소(한화 478원), 디젤유 가격은 30.65페소(한화 721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4월 2일 칼텍스(Caltex), 플라잉(Flying) V, 페트론(Petron), 씨오일(Seaoil) 등 필리핀 정유사들은 휘발유 가격을 약 2페소(한화 47원)가량 소폭 인하하겠다고 밝혀왔다. 

◦ 유류에 붙는 세금 낮추는 대신에 보조금 지급
- 알폰소 쿠시(Alfonso Cusi) 필리핀 교통부 차관은 필리핀 정부가 국제유가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시민들에게 에너지를 아껴 사용하고 절약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지 싱크탱크인 이본 재단(Ibon Foundation)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필리핀 국내 정유사들이 인위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휘발유에 적용된 고율의 내국소비세(excise tax)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은 2017년부터 내국소비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왔으며, 휘발유에는 리터당 10페소(한화 236원), 경유에는 리터당 6페소(한화 141원)의 내국소비세가 부과된다. 게다가 연료 가격에는 세율이 12%나 되는 부가가치세(VAT)가 추가로 붙는다.
- 3월 16일 카를로스 도밍게스(Carlos Dominguez)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현행 세제 정책을 유지하는 대신 하위 50%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가구당 월 200페소(한화 4,731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한화 13만 3,491원)에 형성됐을 때 필리핀 정부가 부가가치세 징세를 통해 약 260억 페소(한화 약 6,15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 빈곤층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란 게 필리핀 재무부의 설명이다.

◦ 예산적자 관리도 시급한 문제로 대두
-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세금을 무턱대고 인하하면 세수(稅收)가 감소하여 ‘건설, 건설 또 건설하자(Build, Build. Build)’프로그램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대형 인프라 개발 사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교사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재원도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 2021/22 회계연도 필리핀 정부 예산적자는 GDP 대비 8.2%로 나타나, 예산적자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필리핀 정부가 예산적자분을 보충하기 위해 계속해서 차입에 의존할 시 이미 GDP 대비 60% 선을 돌파한 2021/22 회계연도 국가 부채도 61.4%에 다다르게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5월 대선과 함께 출범할 차기 정부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도밍게스 장관의 설명이다.
- 한편, 3월 24일 필리핀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를 소집하고 기준금리를 2%로 유지하기로 했다. 벤자민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유동성 공급 조치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이지만,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고 내린 결정이었고 밝혔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Ukraine war hits ASEAN growth outlook: JCER/Nikkei survey, 2022.04.04.
CNN Philippines, Fuel price rollback expected next week, 2022.04.02.
ABS-CBN, March inflation likely within 3.3 to 4.1 percent range: BSP, 2022.03.31.
Business World, Higher energy, commodity prices threaten PHL growth, 2022.03.30.
Business World, Moody’s Analytics raises 2022 Philippine GDP growth estimate, 2022.03.28.
Nikkei Asia, Philippine jeepney drivers strike over soaring fuel prices, 2022.03.25.
ABS-CBN, BSP keeps benchmark interest rate at 2 percent, 2022.03.24.
Inquirer, DOF nixes fuel excise tax suspension, proposes P200 monthly aid to poor families, 2022.03.16.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