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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멕시코, 잇단 대형 허리케인 통과...기후 변화 경고인가

멕시코 EMERICs - - 2023/11/10

☐ 허리케인 오티스에 초토화된 아카풀코

◦ 최고등급 허리케인 오티스
-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가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해 도시 기능이 마비되었다. 멕시코 현지 시각으로 10월 마지막 주, 멕시코 남서부 해안 도시 아카풀코(Acapulco)에 허리케인 오티스(Otis)가 상륙했다. 오티스는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NHC, National Hurricane Center)가 다섯 단계로 나눈 허리케인 등급 중 가장 강력한 5등급에 해당하며, 세력을 온전하게 유지한 채 아카풀코에 상륙했다. 
- 최대 풍속 330km에 이르는 오티스로 인해 아카풀코시는 문자 그대로 찢겨나갔다. 해안가 휴양지이기에 호텔과 같은 숙박 시설을 비롯해 여러 리조트 및 편의 시설이 해변에 자리 잡고 있어 오티스의 영향을 줄일 방법이 없었고, 그로 인해 대형 건물의 외벽과 창문이 오티스의 위력을 버틸 수 없었다. 또한, 건물뿐만 아니라 전기, 수도, 통신 등 도시의 중요 인프라도 파괴되면서 도시가 고립 상태에 빠졌다.

◦ 막대한 인명 및 재산 손실 발생
- 오티스의 강력한 위력으로 인해 아카풀코시에 접근하지 못하던 구호대는 오티스가 완전히 통과한 다음에야 아카풀코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멕시코 재난 관리 당국이 집계한 피해는 매우 처참했는데, 적어도 100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마저도 구호 활동 초창기에 집계된 것으로, 복구가 진행되면서 인명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또한, 재산 피해 역시 기록적이었다. 멕시코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오티스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는 최소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1,0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오티스의 타격을 크게 입은 아카풀코시와 코유카 데 베니테스(Coyuca de Benitez)시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세금을 면제하는 한편, 613억 멕시코페소(한화 약 4조 6,055억 원) 규모의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 역대급 피해... 그 이유는?

◦ 오티스, 과거 허리케인과 피해 규모 비교 불가
- 지난 1959년 이후 지금까지 약 65년 동안 태평양에서 5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한 경우는 이번 오티스를 포함해 20차례이다. 5등급 허리케인이 드물기는 하나,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며 특히 최근 약 10년 사이에는 2015년 허리케인 파트리샤(Patricia)를 시작으로 5등급 허리케인이 6번이나 관측되었다.
- 문제는 이번 오티스가 과거 그 어떤 5등급 허리케인보다 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이다. 오티스가 아카풀코를 휩쓸기 약 한 달 전에도 5등급 허리케인 조바(Jova)가 멕시코 서부 해안가에 영향을 미쳤으나 사상자는 없었으며 재산 피해도 미미했다. 오티스 이전 가장 많은 재산 피해를 입힌 2015년 파트리샤로 인한 손실 규모는 4억 6,300만 달러(한화 약 1,422억 원)로 오티스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으며, 사망자는 직·간접적 피해를 모두 합쳐 13명이었다.

◦ 전문가도 예상치 못한 오티스의 발달 과정
- 이처럼 오티스가 역대 어느 허리케인보다 멕시코에 큰 타격을 준 이유는 최대 풍속 5등급 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 상륙한 유일한 5등급 허리케인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허리케인은 해상에서 세력을 키운 후 육지로 접근하면서 최대 풍속 등이 약화한다. 이에, 이전에 발생했던 5등급 허리케인도 해상에서 가장 강한 풍속을 기록한 후 육지에 상륙하는 즈음에는 4등급 이하 정도로 위력이 낮아진다.
- 하지만 오티스는 이전 허리케인과는 반대로 해상에서 육지로 접근하면서 위력이 더욱 강해지는 특이한 행보를 밟았다. 이에 더해, 오티스의 발달 과정에서 그보다 더 눈여겨보아야 점은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위력을 키웠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티스는 아카풀코시를 휩쓸기 불과 이틀 전만 해도 가장 낮은 등급인 1등급 허리케인에 불과해 NHC는 물론 멕시코 재난 관리 당국도 심각하게 경계하지 않았다. 그러나 48시간 만에 급격히 세력을 키웠고, 이처럼 오티스의 예상치 못한 급격한 성장에 재난 관리 당국은 물론 피해 지역 주민도 아무런 대비를 못 한 채 오티스를 맞이하면서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

☐ 이상 현상 잦아져... 평상시 대비 필요성 커져

◦ 비교적 무사히 지나간 4등급 허리케인 리디아
- 오티스가 멕시코를 강타하기 약 2주 전, 4등급 허리케인 리디아(Lidia)가 멕시코에 상륙했다. NHC 분류에 따르면 4등급부터 ‘슈퍼 허리케인’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초대형 허리케인이 멕시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2015년 파트리샤 이후 약 8년 만이었다. 또한, 리디아의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 중에는 아카풀코시와 마찬가지로 서부 해안가 휴양지 푸에르토 바야르타(Puerto Vallarta)가 포함되어 있었다.
- 하지만 리디아로 인한 재산 피해는 거의 없었으며, 인명 피해도 오티스에 비해 아주 적은 2명 정도였다. 비록 한 등급 아래라고는 하나, 역시 슈퍼 허리케인으로 분류된 리디아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는 인근 지역 주민이 리디아 상륙전 창문을 판자로 막고 바람에 날릴 수 있는 시설물을 실내로 들이는 등 철저한 대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 저소득층에 더 큰 피해... 이상 기후에 재난 대비 기금 확대 지적도
- 이번 허리케인 오티스로 아카풀코시에서만 무려 20만 이상의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 가구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잘 곳과 식료품이다. 많은 아카풀코시 주민이 지붕도 없는 곳에서 밤을 지새고 있으며, 굶주림과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다. 아카풀코시 당국에 따르면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재난 상황에서 외부 도움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재산 피해도 상대적으로 더 커 가난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 한편, 일각에서는 2년 전 멕시코 정부가 재난 대비 기금 규모를 축소한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4~5등급의 초대형 허리케인이 더욱 빈번하게 발발하고, 기후 변화로 인해 예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상 현상이 잦아지는 현 상황에서 재난 대비 기금을 줄인 것이 실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 허리케인 오티스로 인해 멕시코 정부가 예기치 못하게 많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앞으로 오티스와 같이 허리케인이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지금 상황에서, 허리케인 오티스는 다른 나라도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오티스와 같은 사례가 미국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허리케인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전문가를 멕시코로 급파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앞으로 각국 재난 관리 당국은 오티스의 선례를 참고하여 재난에 대한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BC News, Hurricane Otis hit Acapulco. But it has many Americans trembling, 2023.11.04.
Fox Weather, 205-mph wind gust from Mexico’s Hurricane Otis likely ranks among world's highest, 2023.11.02.
Aljazeera, Acapulco residents struggle to access food, medicine after Hurricane Otis, 2023.11.04.
The Guardian, ‘The children screamed for hours’: horrors of Hurricane Otis leave devastation for Acapulco’s poorest, 2023.11.04.
El Pais, Portrait of a catastrophe: Acapulco stares into the abyss after the devastation of Otis, 2023.11.01.
Relief Web, Mexico: Hurricane Otis Flash Update No. 2, 2023.11.01.
The Independent, Mexico’s president cut disaster fund two years before Hurricane Otis, 2023.10.27.
UNICEF, UNICEF Delivers Relief After Hurricane Otis Slams Mexico, 2023.10.30.
DW, Hurricane Lidia hits Mexico as 'extremely dangerous' storm, 2023.10.11.
Nationa Public Radio, Hurricane Lidia makes landfall as a Category 4 near Mexico's Puerto Vallarta resort, 2023.10.10.
CNN, Lidia’s leftover rain raises flood concerns in western Mexico, 2023.10.11.
Aljazeera, ‘Extremely dangerous’ Hurricane Lidia crashes into Mexico’s Pacific coast,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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