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따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응 및 영향...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실효성 약화 우려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이경은 EC21R&C 연구원 2025/04/11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아프리카ㆍ중동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작성기준일자: 4.7(월)
☐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영향
o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글로벌 관세 부과 발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한 2024년 4월 2일, 모든 수입품에 대한 기본 10% 관세와 함께 특정 국가들에 대한 추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 이번 관세 부과는 1930년대 이후 미국의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평가되며, 그간 미국이 구축하고 강화해 온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조치로 분석됨.
-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는 ▲미국 제조업 기반의 약화, ▲국내 제조 역량 저하, ▲중요 공급망 약화, ▲외국에 의존적인 방위산업 기반 형성 등의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에 대한 특별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음. 이번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들과의 양자 협상을 유리한 조건에서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관찰됨.
o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차등적 관세 부과
-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국가는 레소토(Lesotho)로, 미국 수출품에 5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임. 레소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나라”라고 언급한 바 있는 남부 아프리카의 국가로, 연간 약 2억 3,730만 달러(약 3,480억 원) 규모의 대미 수출을 하고 있는데, 이는 레소토 전체 GDP의 약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 레소토에 이어 마다가스카르(47%), 모리셔스(40%), 보츠와나(37%), 앙골라(32%), 남아프리카공화국(31%), 리비아(31%), 알제리(30%), 튀니지(28%), 코트디부아르(21%), 나미비아(21%) 등이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됨.
- 미 행정부는 이러한 관세율을 각 국가의 대미 무역 적자를 해당 국가로부터의 수입액으로 나눈 비율의 절반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함.
☐ AGOA 체제 무력화 및 미-아프리카 무역관계 재편 가능성
o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실효성 약화
-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은 2000년에 제정된 미국의 법안으로, 자격을 갖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약 1,800개 이상의 제품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임. 동 법안은 원조 대신 무역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산업화를 돕고, 고용을 창출하며, 수십 개 국가의 빈곤 퇴치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2023년 AGOA 하에서 미-아프리카 간 무역 총액은 475억 달러(약 65조 원)에 달했으며, 미국의 수출액은 182억 달러(약 25조 원), 수입액은 293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됨.
-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조치는 AGOA의 무관세 혜택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평가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교 및 통상 부처 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상호주의 관세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AGOA에서 누리던 혜택을 실질적으로 무효화한다”고 발표함. 또한, 2025년 9월에 만료 예정인 AGOA의 갱신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됨. AGOA는 그동안 미국의 소프트파워 강화와 아프리카 내 중국·러시아의 영향력 견제에 중요한 도구로 작용해왔으나, 트럼프의 관세 조치로 인해 이러한 전략적 가치마저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o 섬유, 자동차, 농업분야에 대한 영향 및 무역 위축 우려
- 레소토의 경우, 섬유 및 의류 산업은 국내 민간 고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약 4만 개의 일자리가 동 산업에 의존하고 있음. 아울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레소토의 섬유 산업은 제조업 고용 및 수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약 50%의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됨.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자동차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됨. 미국은 4월 3일 자정부터 모든 해외 제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였으며, 남아공은 연간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이상의 자동차 및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음. 이는 2024년 AGOA 하에서 남아공의 대미 수출의 약 64%를 차지하는 규모임.
- 케냐의 경우, AGOA 하에서 주로 섬유와 의류를 미국에 수출해왔으며, 2001년 5,500만 달러(약 750억 원)에서 2022년 6억 300만 달러(약 8,230억 원)로 수출이 증가했으나, 이번 10%의 기본 관세로 인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임.
☐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응 전략 및 무역 다변화 동향
o 남아공, 협상 통한 해결책 모색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 조치 대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음. 파크스 타우(Parks Tau) 남아공 통상장관은 “남아공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7.6%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면서, 미국과의 양자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급히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함.
- 또한, 남아공은 자동차, 농업, 가공식품, 금속 등 관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함. 특히, 자동차 생산 개발 프로그램(APDP: Automotive Production Development Programme)과 같은 생산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누리는 혜택을 유지할 계획임.
o 아프리카 내부 교역 강화 및 중국과의 협력 확대 전망
- 요하네스버그 대학교 아프리카 외교리더십센터의 오스카 반 헤어든(Oscar van Heerden) 선임연구원은 “아프리카 소규모 경제국들은 개별적으로 미국과 협상하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바,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등의 지역기구를 통해 다자차원으로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제안함. 이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활성화에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평가됨.
-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과 같은 대안적 무역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음. 이미 약 20년 동안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하였으며, 아프리카의 최대 양자 공여국 중 하나로 부상함. 중국은 아프리카로부터 원유, 철광석, 구리 등의 원자재와 농산물을 수입하고, 전자제품과 같은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아프리카-중국 간 무역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됨.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BBC, Trump's tariffs could be death knell for US-Africa trade pact, 2025.4.5.
Reuters, South Africa not planning to retaliate over Trump's tariffs, 2025.4.5.
Al Jazeera, Have Trump’s tariffs killed US-Africa preferential trade?, 2025.4.4.
RFI, Africa braces for economic hit as Trump’s tariffs end US trade perks, 2025.4.4.
Reuters, Trump's highest tariff will kill tiny African kingdom of Lesotho, economist says, 2025.4.3.
African Business, Trump slaps tariffs on Africa as he hails ‘Liberation Day’, 2025.4.3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동향세미나] 트럼프 2기, 북아프리카 주요국 대응 방향과 시사점 | 2025-04-07 |
---|---|---|
다음글 | [이슈트렌드] 에티오피아, 인프라 개발과 금융 개방을 통해 역내 핵심 경제국 도약 추진 | 202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