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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싱가포르통화청, 통화 긴축 발표... 물가 상승 전망치 대폭 수정

싱가포르 EMERiCs - - 2022/04/22

☐ 물가인상에 통화 긴축으로 대응

◦ 화폐 평가절상으로 물가인상 억제
- 4월 14일 싱가포르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이 국내 물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하여 통화 긴축을 발표했다. 싱가포르통화청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 달러의 명목실효환율(NEER, 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의 정책밴드(policy band) 기울기를 소폭 올리고 하방 밴드도 올리기로 했다. 싱가포르통화청은 경기 부양을 위하여 2020년 3월에 정책밴드의 기울기를 0%로 낮춘 적이 있으나,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이를 2021년 10월에 다시 소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 싱가포르통화청은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대신 명목실효환율을 조정하여,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 대비 싱가포르 달러의 가치가 등락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통화 정책을 수립한다. 싱가포르처럼 규모가 작으면서도 개방된 경제에서는 금리보다는 환율이 물가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강력하다고 본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상품·서비스의 수출과 수입량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를 차지하며, 기업과 가계의 국내 총지출(domestic expenditure)액의 대부분이 수입(輸入)을 통해 이뤄지므로, 싱가포르 달러를 평가절상하면 물가인상이 억제되는 효과가 날 수 있다.

◦ 거침없는 물가 상승세
- 2022년 2월 싱가포르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 지수가 최근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 4.3%를 기록했다. 전기와 휘발유 가격이 16.7%나 오른 것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싱가포르에서 2022년 2월 음력 새해(Lunar New Year) 이후 제빵점에서 재료비와 기타 투입 비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10~17%가량 인상했고, 택시회사인 콤퍼트델그로(ComfortDelGro)는 연료비 상승 때문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최저운임을 5% 이상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이에, 싱가포르통화청은 2022년 근원 물가상승률(core inflation) 전망치를 기존의 2~3%에서 2.5~3.5%로 상향 조정하고, 전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의 2.5~3.5%에서 4.5~5.5%로 크게 올려잡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각 경제주체들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임금 인상과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물가상승을 계속해서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시중은행인 CIMB 소속의 송셍운(Song Seng Wun)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활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저성장, 고물가... 집값마저 오를 수도

◦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감지돼
- 4월 14일 싱가포르 정부는 2022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에 발표했던 3~5% 수준으로 고수하기로 했다. 2020년도에 마이너스(-) 4.1%의 역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싱가포르 경제는 2021년에 10년 만에 가장 높은 7.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4/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1%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던 싱가포르 경제는 2022년 1/4분기에 전문가들의 예상에 못 미치는 3.4% 성장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싱가포르 현지 시중은행인 DBS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어빈 세아(Irvin Seah)는 2022년 소비자 물가지수(headline inflation)가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서 이미 3.8%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싱가포르통화청이 물가 대응을 위해 앞으로도 싱가포르 달러를 평가절상하고 정책 밴드(policy band)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 타르만 샨무가라트남(Tharman Shanmugaratnam) 싱가포르통화청장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높은 물가 상승률은 오래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데이 탄(Deyi Tan)도 “싱가포르가 원자재 가격 인상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제로 코로나(Covid-19-zero)’ 정책,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의 긴축 정책 등의 대외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 모건 스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023년 3/4분기에 금리를 3.125%로 인상할 것으로 보고, 싱가포르 달러의 추가적 평가절상과 함께 은행 간 대출이자율(Sibor, Singapore Interbank Offered Rate)이 2022년 말까지는 1.9%, 2023년 말까지는 2.1%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 신규 주택 건설 감소로 집값 오를 수도
- 싱가포르 국립부동산대학교(NUS+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Real Estate)가 2021년 4/4분기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기업 고위 임원 10명 가운데 9명이 2022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고 위험요소로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을 꼽았다. 반면, 지난 조사에서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지적됐던 건설비용 상승을 거론한 응답자의 비중은 2021년 3/4분기 93%에서 73.3%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NUS+RE 연구팀의 설명이다.
- 또한, NUS+RE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부동산기업 고위 임원의 65.8%가 정부의 금융 정책 강화와 함께 채권 시장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위기 요소로 꼽았다고 밝혔다. 싱티엔푸(Sing Tien Foo)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부동산·도시학 연구소(IREUS, NUS Institute of Real Estate and Urban Studies) 교수는 “싱가포르 정부가 2021년 12월부터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히고자 통화 긴축에 나서자, 고급형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 것이다”고 분석했다.
- NUS+RE 연구팀이 시행한 조사 참여 대상기업 임원의 47.1%는 2022년 상반기에 신규 주택 공급을 소폭 혹은 크게 줄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따라서, 신규 주택 가격도 그만큼 상승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임원들의 설명이다. 리나이지아(Lee Nai Jia) IREUS 부소장은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과 신규 주택 공급 감소세가 맞물리게 되면, 부동산을 회복력이 강한 자산(resilient asset class)으로 인식하여 생애 첫 내 집 마련이나 더 나은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upgraders)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Singapore tightens monetary policy as Ukraine war fuels inflation, 2022.04.14.
The Straits Times, MAS uses Singdollar policy to combat inflation: How does it work, 2022.04.14.
CNBC, Singapore tightens monetary policy to fight inflation as growth slows in the first quarter, 2022.04.13.
The Straits Times, Singapore's monetary policy decision may reveal the balance of risk between inflation and growth, 2022.04.08.
Nikkei Asia, Faster Southeast Asian inflation puts rate hike outlook in focus, 2022.03.30.
The Straits Times, Singapore property executives see rising inflation and interest rates as top risk,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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