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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정치] 카자흐스탄의 유라시아주의(Eurasianism)와 대외정책

카자흐스탄 국내연구자료 학술논문 이지은 한국이슬람학회 발간일 : 2017-10-18 등록일 : 2017-10-18 원문링크

우리에게 ‘유라시아주의(Eurasianism)’는 주로 러시아의 자민족 중심적인이데올로기로 인식되어 왔다. 푸틴 정권 하에도 유라시아주의는 ‘강한 국가’건설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러시아의 지리, 역사적 정체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유라시아주의를 소연방 이후 러시아가 주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합 이데올로기로 경계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라시아주의는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터키 등에서도 국가마다시기별로 다양하게 해석되는 가운데 중요한 민족과 국가이념으로 활용되고있다. 터키는 공통의 민족(투르크), 종교(이슬람)을 기반으로 하는 유라시아대륙 내 투르크 문화권의 통합을 모색하는 이념으로 유라시아주의를 제시한다. 특히 중앙아시아에 거대한 투르크 공동체가 소비에트 해체와 함께 부상하자 터키는 이들의 맏형 역할을 자임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투르크 민족의부활과 역할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유라시아 대륙을 수많은 종교, 역사,문화, 민족들이 교차한 공간으로 보는 시각에서의 유라시아주의는 단순히 공간의 통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초민족적, 초정치적으로 모든 문화의 모자이크적 통일을 의미하기도 한다(M. Laruelle 2008, 176; 오원교 2009, 14에서 재인용). 즉 유라시아주의는 포스트 소비에트 유라시아 대륙에서 슬라브민족과 투르크 민족은 물론,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 다양한 민족과 종교의조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상적 토대가 되고 있다. 이처럼 유라시아주의는 어느 주체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20세기 초 유라시아주의자였던트루베츠코이(Nikolai Trubetzkoy)와 레브 구밀료프(Lev Gumilev)는 러시아의 역사적 행보 속에 동양적 특색을 중시여기면서, 투르크, 타타르, 몽골과 교류하면서 형성된 러시아의 복합적인 민족 기원을 강조했다. 특히, 슬라브-투르크 운명공동체의 개념을 선보였던 구밀료프의 서적은 소련 통치 시기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의 거센 비판과 저항을 받아 출판 금지 대상이었다(장-마리쇼비에 2014).1) 그러나 구밀료프의 유라시아 개념은 오랫동안 러시아의 아시아성, 동양성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러시아 내에서 러시아 문화가 필연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적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며, ‘기독교’와 ‘이슬람’을 믿는민족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민족, 국가별로 다양하게 인식되는 유라시아주의는 국제사회에서유라시아 대륙에 속한 국가들의 위치와 행동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주요 사상적 배경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라시아주의를 가장 역동적으로 표방하고있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다. 1991년 독립 이후카자흐스탄은 유럽과 아시아의 연결자로서의 ‘유라시아 국가(Eurasian state)’를 표방하면서 두 대륙의 가교(bridge)이자 매개자로서의 자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단순히 지리적 연결을 자처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카자흐스탄 내 문화, 민족, 종교 등의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융화시킬지에 대한 방안이 모색됐다. 또 대외적으로는 서로 다른 국가와 민족들을 소통시키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을 카자흐스탄의 목표와 사명의식으로 삼고유라시아주의를 국가의 주요 정체성과 이념으로 규정했다. 이렇게 하여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심장’이자 ‘연결자’로서의 자국의 역할을 대외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은 다양한국가 및 국제기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자국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중간성과 문화, 종교, 민족적 다원성을 자산으로 활용해 유라시아주의적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특정 강대국에 편중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국가들과 우호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전방위주의(multi-vectorism)’2) 외교가 전개됐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양자, 다자적 접근을 통해 유라시아 국가들의 연결 및 연대에 적극 관여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중견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1994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처음제안한 ‘유라시아연합(Eurasian Union)’의 창설이나 1999년 카자흐스탄 주도로 탄생한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는 물론, 상하이협력기구(SCO),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이슬람협력기구(OIC), 경제협력기구(ECO),투르크위원회(Turkic Council) 등의 참여는 카자흐스탄의 외교적 지평이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시아, 이슬람권을 포괄하는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카자흐스탄은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한 지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의 안정과통합을 주도하는 주요 행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카자흐스탄의 대외정책에 대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현상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기저에 흐르고 있는 사상적 바탕인 유라시아주의에 근거한 분석은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독립 후 유라시아의 매개자요 중심국임을 자임하는 카자흐스탄의 ‘유라시아주의’가 태동한배경과 그것이 표방하는 목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대외정책에서 유라시아주의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봄으로써 카자흐스탄 대외정책의 기조와 현상에 대한 흐름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설명할것이다. 독립 이후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 형성은 물론 현대 카자흐스탄 국가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념인 ‘유라시아주의’는 그것의 실현 방안으로 전개되고 있는 카자흐스탄 대외정책의 방향, 내용, 특징을 규정하는사상적 뿌리라는 것이 본 연구가 밝히고자 하는 핵심 논지이다. 카자흐스탄대외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자국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유라시아를 다양한 민족, 문화, 종교가 상호 신뢰와 이해에 기초하여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며(G. Mostafa 2013, 164), 이 과정에서 자국이 선도적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있다. 이처럼 유라시아주의는 카자흐스탄의 대외정책설정의 중요한 좌표가 되어왔으며, 유라시아라는 공간적, 지리적 개념에 바탕하여 카자흐스탄이 동, 서, 남, 북을 연결하는 지리적 중개자뿐만 아니라 문화, 종교, 민족 수준에서 상호 연결하는 역할에 주목했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 물류, 에너지 흐름을 연결하여 경제적 협력과 통합을 주도하는 ‘기대의 벨트(Belt of Anticipation)’로서 역할 역시 중요하게 다루었다(A. Sengupta 2009, 24; G. Mostafa 2013, 164에서 재인용).3)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주의를 통해 자국이 더 이상 유라시아대륙의 변방이 아닌 심장이라는‘중심국가’ 개념을 세우는 동시에 국제적 위상 역시 강화하고자 한다. 

This study is focused on exploring the background and objectives of Kazakhstan’s Eurasianism which has been the ideological foundation of the domestic and foreign policy of Kazakhstan and how her Eurasianism has manifested itself in Kazakhstan’s foreign policy since 1991. Kazakhstan is one of the countries most actively promoting the Eurasianism and seeking for the harmony among various cultures, nations, religions across the Eurasian Continent. Different from Russia’s Eurasianism emphasizing on her uniqueness, Kazakhstan’s Eurasianism has been giving more attention to communication and integration and trying to shape her state’s role as being a ‘mediator’ and ‘heart’ in the Eurasian Continent. Thus, it is likely to say that Kazakhstan’s Eurasianism has provided legitimacy and necessity to her multi-vector foreign policy which has been able to cooperate with any other states and any multilateral organizations in the world. Also, it explains that Kazakhstan has found the philosophical and ideological foundation of her foreign policy’s orientation and direction from the spacial and geographical conception of ‘Eurasianism’. During for more than 20 years Kazakhstan has broadened her diplomatic relations from Central Asia to Europe, Asia and Islamic world and many international communities now see Kazakhstan as an meaningful player which could contribute to security-building and integration in the Eurasian Continent. Kazakhstan’s Eurasianism has made Kazakhstan quickly recognize her regional and global role (mediator & bridge, leading ‘belt of anticipation’, and heart of the Eurasian Continent) in the newly constructed international environment. Furthermore, it has given opportunities to build mutual and multilateral relations with other states and international organizations by promoting multi-vector foreign policy. Therefore, it can be finally evaluated that Kazakhstan has realized the ‘Eurasian’ concept most successfully than any other Eurasian states and become an emerging player with her own geo-strategical objectives in the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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