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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과 정치적 입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신정섭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연구원 2016/04/29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탄핵안이 지난 4월 5일 남아공 의회에서 부결됐다. 남아공 대법원은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를 수리하는데 국고를 사용하고도 반환하지 않아 헌법에 위배했다고 판결, 야당은 이를 빌미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었다.
위와 관련하여,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신정섭 연구원에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과 정치적 입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의회에 제출된 배경은 무엇인가?

 

▲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마 대통령은 친구 딸에 대한 성폭행, 무기를 사들이는 대가로 뇌물 수수, 국고 부당 사용 등의 각종 스캔들에 시달려왔다. 주마 대통령은 1999년 부통령으로 임명되었으나, 곧 뇌물수수 등의 스캔들로 해임되었다. 이후 그는 2007년 집권 여당인 ANC(African National Congress:아프리카 민족회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되었고, 이후 다시 부패, 돈세탁, 뇌물수수 등 무려 16개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2009년 총선에서 ANC가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이로 인한 주마의 대통령 당선이 예상되자 남아공 법원은 그에게 ‘혐의 없음’ 판결을 내렸다. 2009년 언론 매체의 보도 이후, 주마 대통령은 크와주루나탈주에 위치한 사저의 보안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명목으로 2,400만 달러(한화 약 277억7,280만 원) 규모의 국고를 사용하면서, 보안과는 상관없는 수영장, 원형극장, 닭장, 소 우리 등의 설치에 지나치게 많은 지출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그동안 과도하게 재정집행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야당에서는 그의 비용 지출에 대해 문제를 삼았으며, 남아공의 옴부즈만인 마돈셀라 국민보호관은 2014년 주마 대통령에게 보안과 무관한 시설에 지출한 국가예산을 도로 국고로 환수하라고 권고하였으나, 주마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왔다. 2016년 3월 31일, 이 문제와 관련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는 주마 대통령의 사택 개보수에 관한 국고 사용이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헌법재판소의 모호엥 소장은 국고 사용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법률을 수호하고 지키지 못했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야당은 주마 대통령을 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들어 탄핵 소추를 추진하게 되었다.


Q2. 주마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 제이콥 주마(Jacob Zuma)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안건 표결이 2016년 4월 5일(현지시간), 찬성 143명, 반대 233명으로 최종 부결되었다. 남아공 의회에서 탄핵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체 의원의 3분의 2 이상인 267명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주마 대통령이 속한 집권 여당인 ANC는 201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 400석 중 249석을 얻어 과반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의회에서 과반이 넘는 ANC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마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ANC 내부에서 주마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표가 상당히 많이 나와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때문에 탄핵 의결 전부터 주마 대통령의 탄핵안은 부결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은 국민들의 투표를 통한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것이 아닌, 의원내각제의 수상과 같이 국회의원 선거 이후 의회에서의 간접선거로 선출되기 때문에, 과반을 차지한 여당의 수장이 일반적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왔다. 주마 대통령은 15살에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10년의 징역생활을 거친 ANC의 투사이자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로, 2007년 ANC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ANC를 이끌어왔다. 따라서 그는 ANC 의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아왔다. 또한 ANC는 그동안 당 내부의 문제에 대한 자기비판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기 때문에, 당의 결의에 대해서 반하는 투표를 하는 의원들의 사례를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이러한 점들을 비추어봤을 때,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주마 대통령의 탄핵은 성공하기 어려웠다고 판단된다.


Q3. 탄핵안 부결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 정치적인 측면에서 탄핵안의 부결은 정치적 안정보다는 불안정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야당과 여러 시민단체들은 주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속적으로 탄핵을 재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여당인 ANC 내부에서조차 주마 대통령에 대한 퇴진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주마 대통령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실패는 시장 안정보다는(경제적 측면) 오히려 시장에 악재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남아공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투자자들이 남아공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도록 만들게 됨으로써, 남아공의 금융 시장 등이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근거로, 탄핵 의결 직후 달러 대비 남아공 랜드화의 가치는 2.3% 급락했으며, 남아공의 증시는 1.3% 하락하면서 마감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야당의 지속적인 탄핵 시도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정치적인 혼란을 가중시키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자재 시장의 부진까지 이어져 남아공 경제는 현재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IMF에 따르면 올해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은 고작 0.6%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혼란은 2015년 12월 랜드화 가치가 8% 폭락했던 상황을 재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Q4. 이번 사건으로 인해 주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마 대통령은 이번 탄핵 사태로 정치적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탄핵 사태를 계기로 ANC 내부 고위 위원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그의 당 장악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철회와 함께 남아공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부해온 ANC는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해왔다. 그러나 ANC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주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는 것은 앞으로 주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만델라의 민주화 투쟁 동지이자 ANC의 대표적 활동가인 아흐메드 카스라다가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공개편지를 전했다. “친애하는 대통령 동지여, 대통령은 이 나라를 하나가 되게 하고 모두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당신의 ‘옳은 길’을 선택하리라 믿는 것은 지나친 기대입니까?… 나는 대통령의 민중의 의지에 복종하고 사임할 것을 호소합니다.” 또한 당 외부적으로도 지속적으로 주마 대통령의 퇴진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와 집회가 계속되고 있으며, 교회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탄원서들이 제출되고 있다. 여당은 계속해서 주마 대통령에 대한 재탄핵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집권 여당인 ANC가 주마 대통령을 감싸주기에는 큰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약해졌으며, 이후 재집권이 힘들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Q5. 최근 주마 대통령의 아내인 들라미니 주마가 차기 대통령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최근 계속되고 있는 주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운동으로,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인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Nkosazana Dlamini-Zuma) 현 아프리카 연합(AU) 집행위원장이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들라미니 주마는 현재 집권당인 ANC의 오랜 유력자로, 만델라 정부에서 보건장관, 음베키 정부에서 외무장관, 주마 정부에서 내무장관을 지냈을 정도로 풍부한 행정 운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그녀는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AU 집행위원장 자리에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 차기 남아공의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에 신뢰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들라미니 주마가 차기 남아공 대통령에 오르기까지에는 많은 난관들이 있을 것이다. 첫째, 들라미니 주마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집권 여당인 ANC부터 장악해야 하는데, 104년의 역사에서 아직까지 한 번도 여성 대표를 세운 적 없는 보수적인 정당을 장악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이다. 둘째, 들라미니 주마는 주마 현 대통령과 이혼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둘 사이에는 4명의 자녀가 있는데, 이러한 현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가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현재 여당과 여러 인권 단체 등 주마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퇴진 이후 수뢰 혐의 등으로 주마 대통령이 처벌 받을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들라미니 주마가(현 대통령의 전 부인이) 대통령이 되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그녀가 대통령에 오르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ANC 역시 현재의 정치적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한 인물로 들라미니 주마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다. 따라서 그녀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에는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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