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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정권 이양 이후 아르헨티나 정부의 정책 변화

아르헨티나 Julio Burdman University of Buenos Aires 교수 2016/06/08

지난 2015년 12월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공식 취임 이후 정부 정책의 여러 변화가 있었다. 특히 마크리 대통령은 “이번 정부는 물가 상승 현상을 종식할 것”이라며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전 페르난데스 정부와 달리 미국과의 관계 완화에 나서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University of Buenos Aires의 Julio Burdman 교수에게 권력 이양 이후 아르헨티나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정권 이양 이전 아르헨티나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어떠했는가?


▲ 2015년 12월 10일, 아르헨티나의 새 정부가 임기를 시작했다. 이 변화는 재계에 논란을 일으켰는데, 네스토르 키르치네르(Nestor Kirchner)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Kirchner) 대통령(2003~2015)의 중도좌파 포퓰리즘 정부가 집권한 이후, 보수적이며 친(親) 재계적 후보인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가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키르치네르 부부가 세 번에 걸쳐 임기를 지내면서 그들은 독특한 분배 중심적 정책을 펼쳤으며, 이는 소비를 촉진했다. 더불어 이러한 정책은 실업률을 낮추고, 평균 소득을 향상시키며, 불평등을 줄이는 등 사회적 성과를 개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악화’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키르치네르 부부가 남긴 또 다른 유산은 부채 정책에 대한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스페인어로는 desendeudamiento이다.)이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2003년에 아르헨티나는 사상 최악의 금융 위기 이후 디폴트에 빠진 상태였다. 그는 국내외에서 정부 부채에 대해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남겼다. 홀드 아웃(holdouts; 협상 거부자) 또는 벌쳐 펀드(vulture funds)라고 불리던 전체 채권자의 7%가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관할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소송을 이어 갔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아르헨티나가 2001년의 국가 부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다
.


*편집자 주 :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란, ‘레버리지(leverage)’는 ‘지렛대’라는 말로, 금융계에서는 빚을 지렛대로 한 투자법을 말한다. 재무구조상에서 자기자본 대비 차입비율로, 타인자본 비용이 클수록 레버리지 수준이 높음을 뜻한다. 이와 반대로 디레버리지(deleverage)는 ‘빚을 상환한다.’는 의미이다.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016)

 

Q2. 현재 아르헨티나가 맞닥뜨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 수행했는가?


▲ 마크리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목적은,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고 공공지출과 통화 확대 정책을 절제하는 등 정통 경제정책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었다. 또한 뉴욕주(州) 법원 Thomas Griesa 판사에 의해 보류되고 있던 ‘협상 거부자’들과의 법적 분쟁  황을 해결하는 것이었으며, 결국 그는 이를 해냈다. 소송을 진행한 여러 채권단들과의 협상 절차 이후 여러 부분에서 부분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마침내 법원에서 전체 협정에 서명하였다. 마크리 대통령은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거나 계약을 종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국내법을 통과시켜야 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부채 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무디스와 S&P 모두 아르헨티나의 장기 국채 등급을 각각 B3와 B-로 상향 조정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금융시장에 복귀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현 정부는 임기 초기 몇 달간 일련의 모든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중앙은행은 이전의 환율 통제 제도를 포기하고, 이어 페소화를 평가 절하했다. 또한 모든 정부부처가 수많은 공무원들을 해고함으로써 공공지출을 감소시켰다. 그리고 현 정부는 이전 키르치네르 정부가 도입했던 전기, 가스 및 수도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등 대부분의 공공요금을 조정했으며, 농업 및 광업 생산업체에 부과되던 수출세를 낮췄다.


Q3. 아르헨티나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고 수차례 언급했는데, 현재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황은 어떠한가?


▲ 새 정부가 맞닥뜨린 다른 주요 경제적 과제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자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통계청(INDEC)이 데이터베이스를 최신화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015년 제기된 통계 조작에 대해 통계 계측 방법도 수정하고 있다.) 비공식 추정 자료에 의하면 마크리 정부 집권 이후 통화 평가절하와 세금 인상, 그리고 대형 업체의 투기성 매매 등으로 인해 초기 몇 달간 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정 자료에 의하면 지난 3월의 인플레이션은 3.5%였으며, 4월에는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올 하반기에 물가가 매월 1%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통화 축소와 공공 지출 억제, 그리고 고용과 보조금까지 줄였기 때문에 경제활동과 소비활동에서 ‘진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결국 이는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계획은 사회적 비용이나 지속적인 사회적 불편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Q4.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  대외관계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12년간 키르치네르 정부 하에서 아르헨티나는 남미 지역 국가와의 외교정책에 집중했으며, 역사적으로 남미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서방 강대국들을 상대로 한 다극주의(Mulitpolar) 전략을 강조하였다.  기간에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및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MERCOSUR 회원국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2005년에는 브라질,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과 함께 FTAA(미주자유무역지대) 협상 진행을 거부한 동시에, 유럽연합(EU)과의 장기적 무역협정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르헨티나는 룰라 전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차베스 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와 함께 남미연합(UNASUR) 출범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1990년대 아르헨티나에 큰 영향력을 미치던 스페인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발생했다. 특히 스페인 기업인 Repsol社로부터 아르헨티나의 주요 석유 기업인 YPF社를 사들여 재 국영화한 이후 논란은 더욱 심해졌다. 다른 한편으로 아르헨티나는 중국과의 무역과 전략적인 경제 관계를 강화했으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부의 임기 말에는 아르헨티나-러시아 간 관계도 강조했다. 그러나 마크리 정부는 미국 및 유럽과의 전략적 관계를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스스로 정부의 ‘남미 주의적’ 관점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며, 임기 개시 직후에 베네수엘라를 인권 문제로 제소했다. 더불어 현재까지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한 정치적 갈등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하여 회동을 가졌고,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Frans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 마케오 렌치(Matteo Renzi) 이탈리아 총리, 호세 가르시아-마르가요(Jose Garcia-Margallo) 스페인 외무 협력부 장관, 그리고 유럽연합의 페데리카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등이 뒤이어 방문하였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루어진 주요 국제 인사들의 방문을 두고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세계 속으로 돌아왔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외무 협력부 장관은 아르헨티나 전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언급하며 양국의 관계가 재건될 것을 암시했다.


Q5. 현 정부의 외교 노선 변화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 아르헨티나 정부가 서방국들과 다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두 가지 큰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로, 전 정부의 외교노선을 따르지 않는 것은 아르헨티나 금융 문제의 해결을 쉽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가 국제 금융시장으로 보다 용이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록 아르헨티나가 미국이나 유럽연합에 있어 중요한 지정학적 관심사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두 연합체와의 전략적 관계는 미국 법원이나 국제 금융기관과의 협상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또한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채권 발행에 대한 국채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 둘째로, 서방국가와의 무역과 경제 파트너십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오늘날 아르헨티나는 EU와 MERCOSUR 간 무역협정에 대해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재개했으며,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옵서버로 가입할 것을 제안 받았다. 더욱이 미국과 MERCOSUR 간 무역협정 협상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아르헨티나의 새 정부는 일련의 협상 절차가 아르헨티나의 대외 신용도를 증진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Q6. 정부 정책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의 반응은 어떠한가?


▲ 새 정부가 도입한 전통적인 경제전략으로의 전환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일까? 재계와 미국 및 유럽 정부의 지지에 힘입어 마크리 정부는 여전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을 기준으로 현 정부의 지지도는 약 5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지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상존한다. 지난 2월부터 여론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염려스러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마크리 대통령의 지지도는 조금 하락세를 보이거나 현상을 유지하는 듯 보였지만, 미래에 대해 걱정하거나 그의 개혁 수단을 불편하게 여기는 여론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대신에, 그의 정치적 동맹과 함께 지난 정부를 탓하며, 부패 혐의로 전 대통령을 고소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불만은 향후 수개월 내 문제를 일으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임금인상과 경기침체 및 정리해고에 대한 일자리 보호 관련법의 도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만일 정부가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파업과 시위를 전개할 수도 있다. 키르치네르 정부 임기에 다섯 개로 나뉜 국가 노동연합은 최근 마크리 정부의 정책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시 연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에 대한 대응으로 정계에 복귀하여 현 정부의 전통 경제 전환에 대한 반대 운동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경제 구조조정을 보상하기 위한 식료품에 대한 세금 감면과 가족 수당 인상 등의 사회정책을 내놓았지만, 과연 이러한 정책으로 국민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Q7. 아르헨티나 현 정부의 한계는 무엇인가?


▲ 경제 구조조정 시기에 지금과 같은 대통령 지지도(약 50%)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높아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회가 여소야대의 상황이기 때문이며,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에서조차 권력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아르헨티나의 정치는 선거에서의 확실한 승리를 통해 강력한 민주 정부가 등장했다는 것이 특징인데, 마크리 대통령의 정치적 취약성은 실로 예외적인 상황이다. 2015년 10월 실시된 1차 선거에서 마크리 대통령은 34%의 지지를 받아 Daniel Scioli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고, 11월 실시된 2차 선거에서 마침내 결과를 뒤집어 51%의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의 정당연합은 하원의 35%, 상원의 23%만을 차지했다. 이는 페론주의(Peronism)적 야당의 협력 여부에 따라 법률의 통과 가부가 결정됨을 의미한다. 임기 초기 몇 달간, 현 정부는 페론주의자들과 조화를 잘 이루었고 협상 거부자들과의 합의를 위한 법안을 수월하게 통과시킬 수 있었다. 현재로써는 마크리 정부가 페론주의자들과 조화를 이어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불만이 증가하여 상황이 돌변하게 되면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현재 대통령과 협력하고 있는 실용주의 노선의 야당이 정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할 것이고, 따라서 새로운 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대통령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Q8. 필자는 마크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아르헨티나 정부의 변화는 재계와 서방국가, 그리고 아르헨티나 사회의 주요 부문에 큰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최근 마크리 대통령이 임기 몇 달간 수행한 일련의 전통적 경제 수단은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으며, 공공부채와 통화 확장, 환율, 정부 지출, 수출세와 공공요금을 이슈화하였다. 또한 그는 대외 정책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아르헨티나 동맹관계의 우선순위를 서구 강대국들로 돌려놓았다. 불과 임기 네 달 동안 마크리 대통령은 효율적으로 공공정책의 개혁을 수행했고, 많은 목표를 달성했다. 이러한 관점으로 사업 환경이 개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의를 끄는 불확실한 요인 역시 존재한다. 경제 구조조정이 아르헨티나 내 사회적 불만을 야기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일부 마크리 대통령의 지지자들 역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불안을 표하고 있다.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노동계의 파업으로 이어져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마크리 대통령은 국회와 지자체 내 지지세력 조차 그 세력이 약하기 때문에 그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감당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지지율의 하락은 그의 정책 수행 능력과 통치 효율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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