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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팜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

인도네시아 Muchamad Muchlas Chonnam National University Ph.D. Student 2022/07/05

서론
팜나무(학명: Elaeis guineensis)에서 추출되는 팜유는 2020년 기준 통계에서 여타 식물성 기름에 비해 압도적 수입액을 보여주는 등(<그림 1> 참조) 국제 거래가 활발하고, 주요 상품의 종류로는 팜원유(Crude Palm Oil)와 팜핵유(Palm Kernel Oil)를 들 수 있다. 세계 유지(油脂) 시장 분석기업인 오일월드(Oil World)에 따르면 1년에 토지 1헥타르에서 생산되는 팜유의 양은 4.17톤으로, 해바라기유(0.56톤), 대두유(0.39톤), 땅콩유(0.16톤) 등 여타 작물에서 나오는 기름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생산된다. 2016년을 기준으로 세계 식물성 기름 농장 면적 중에서 팜나무 농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했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팜유의 양은 전체 식물성 기름의 32%에 달하며, 이 비율은 해를 거듭하며 더욱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여타 작물보다 토지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팜유는 가치사슬의 수직적 통합성이 높고 여타 식물성 기름에 비해 생산비용도 저렴하다. 팜유가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가격 경쟁력이 높고 매력 있는 상품 중 하나로 각광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림 1> 2020년 세계 식물성 기름 수입액 단위: 100만 달러
* 자료:  https://www.exportgenius.in/


이미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식물성 기름인 팜유는 가공식품, 화장품, 세제, 의약품, 산업용품, 농업용 화학제품 등을 제조하는 식품·화학 산업에서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바이오디젤(Biodiesel) 원료로도 주목받으면서 앞으로 그 사용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팜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450만 명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2020년 한 해간 179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어치의 팜유를 수출하는 등 자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국제 시장에 내놓으면서 상당한 양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그림 2> 참조). 다만, 최근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산 팜유 수출을 금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식품과 개인용품 거래 가격이 두 배 이상 뛰는 등 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도 하다.

<그림 2>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팜유 산업의 기여
* 자료: 인도네시아 산업부(Ministry of Industry)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는 2000년대 초의 400만 헥타르에서 2020년에는 1,400만 헥타르 이상으로 늘어나며 3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그림 3> 참조).

<그림 3> 2000~2020년 인도네시아의 운영주체별 팜유 농지 면적 단위: 100만 헥타르
* 자료: Putri, et al., 2022


하지만 비록 인도네시아의 팜유 농업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향후 부가가치 증대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에는 특히 환경 문제를 비롯한 각종 도전 요소도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일례로 팜나무 농장의 급격한 확산은 인도네시아 삼림 파괴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된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lobal Forest Watch)에서 제공하는 위성 자료에 의하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의 녹지 원시림 면적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이외에 토양 성분 변화, 바이오매스 연소에 따른 탄소 배출, 늪지 삼림에서의 유기물질 축적, 그리고 비료, 쥐약, 살충제를 비롯한 농업용 화학물질의 사용으로 인한 육지·수중 생태계 파괴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세계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생산 과정의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게 되면서 각종 기업들도 자사 제품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팜유 산업의 사회·환경적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해당 산업의 향후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에서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
유엔(UN)이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약 2억 7,900만 명을 기록해 전 세계 총인구의 3.51%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앞으로도 인도네시아의 인구 성장이 계속되면서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국민의 소고기 소비량이 1인당 2.3kg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육류 소비량이 지난 수년간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사실은 통계자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참조). 이를 인지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고기 자급률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육우 사육지 면적은 연평균 0.3%씩 감소하는 중이다.

<그림 4> 2006~2020년 인도네시아의 1인당 소고기 소비량 및 2025년 전망치 단위: kg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육우의 개체수와 생산성을 늘리면서도 팜유 농업의 효율성도 함께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의 사례로는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을 들 수 있으며, 본 구상은 팜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함께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팜유-육우 산업 결합이 실제로 완료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먼저 팜유 농업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육우용 사료로 사용하고 육우 사육 과정의 부산물은 팜나무용 비료로 활용하면서 무기질 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노동 투입량을 절감하게 된다. 이에 더해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의 창궐을 방지함과 동시에 천연 비료로 기능하는 유기물을 토양에 공급해 토양 생산성도 증대할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천연 유기물 비료는 팜유 상품의 부가가치를 증대하고 농장의 친환경성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상기 구상이 활용하는 주요 자원에 대한 소개는 <그림 5>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림 5>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의 주요 활용 자원
* 자료: 저자 작성  

팜유 농업에서 나오는 3대 부산물인 팜잎 주맥(midrib), 슬러지, 팜핵은 동물용 사료로 사용할 수 있고, 특히 육우를 비롯한 반추동물용 사료로 개발된다면 앞으로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술평가·응용청(BPPT, Agency for the Assessment and Application of Technology)에서 내놓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팜유 농지를 육우용 방목지로 활용할 경우 헥타르당 연간 7만~17만 루피아(한화 약 6,000~1만 5,000원) 상당의 제초 비용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이에 더해 유기물 비료를 추가로 투입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이익도 헥타르당 연간 25만 루피아(한화 약 2만 2,000원) 수준에 이른다. 이러한 이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방목 개시로부터 3년이 지난 후인데, 이 모두를 최종 계산에 포함할 경우 농장의 내부수익률을 2~3%가량 높일 수 있다.
남칼리만탄(South Kalimantan)주에서 팜나무 농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부아나 카르야 박티(PT. Buana Karya Bakti)에서 실제로 육우 사육과 팜유 농업을 결합한 결과 팜나무 사이에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이전보다 24~43%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리아우(Riau)주 시악 리젠시(Siak Regency)에서 진행된 유사 연구도 팜열매 생산량 15~25% 증가, 비료 비용 30~40% 절감이라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은 상기한 다양한 효과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산 소고기의 생산 비용을 외국산 소고기의 수입 비용보다 약 16%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육우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게 될 것이다. <표 1>은 해당 구상에 따라 육우를 기를 경우에 예상되는 소요 비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표 1>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의 주요 활용 자원
* 자료: 인도네시아-호주 육우 번식 프로그램(IACCBP, Indonesia-Australia Commercial Cattle Breeding Program 


지속 가능한 팜유 농업을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노력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을 지원하기 위해 팜나무 농업과 육우 사육업 결합에 관한 2014년 농무장관령 제105호(Minister of Agriculture Regulation Number 105)를 제정했고, 가축 개체수 증대를 위한 국가 전략안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팜유 산업을 위한 2019~2024년 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 for Sustainable Palm Oil)에 관한 2019년 대통령령 제6호(Presidential Instruction Number 6 of 2019)에서도 팜유-육우 산업 결합을 중점 과제로 다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향후 더욱 노력을 쏟아야 하는 분야로는 다음을 꼽을 수 있다. 먼저 각종 지원책을 도입해 농장주가 행정관서의 허가를 획득하는 과정을 간소화하고, 조세 혜택을 제공해 산업 결합 구상이 더욱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가 참여하는 팜유 지속 가능성 원탁회의(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와 국제 지속 가능성 및 탄소 인증제(ISCC,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가 제시하는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있어서도 상기 구상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팜유 수요 증가와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국제 시장에서 식물성 기름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커지고 있고, 특히 식용유는 모든 품목 중에서 최상위의 수요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연료를 비롯한 모든 식물성 기름의 수요량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4.8%씩 증가하며 1억 6,500만 톤에 달했고, 이후 2050년까지는 이전의 3분의 1을 약간 넘는 연평균 1.7%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2050년에는 3억 1,0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그중 특히 중산층이 급속히 확대되는 국가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팜유 수요량은 2015년의 1억 7,500만 톤에서 2050년에는 2억 2,00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세계 팜유 공급량이 연평균 3.6%씩 늘어나야 한다.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에 한국의 인도네시아산 팜유 수입량은 34만 톤이었지만, 2019년에는 그 양이 74만 5,000톤으로 늘어났다. 이렇듯 높은 팜유 수요로 인해 일부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팜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계 현지 기업인 코린도그룹(Korindo Group)은 1998년에 인도네시아 파푸아(Papua)주에서 첫 팜나무 농장을 설립한 이래 사업을 계속 확장하면서 2013~2016년간 3만 헥타르의 삼림을 개간해 농지를 확장했다. 코린도그룹 이외에 포스코, 삼성물산, 대상, LG, 제이씨케미칼도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에 진출해 있는 주요 기업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의 팜유 산업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한국 기업도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팜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인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은 팜유 건조농법을 활용해 육우 생산업자의 수익을 향상시킴과 더불어 팜유 농장과 토양의 생산성 제고, 재배 작물의 다양화, 가계 소득의 증대와 같은 여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더해 환경 측면에서도 해당 구상은 녹지 면적을 늘려 토양 유실을 막고, 지속 가능한 농업 행태를 장려해 농업과 지역 기후가 서로 순효과를 주고받는 양질의 국소기후를 만들어내면서 경제적 가치가 높은 신규 작물 재배를 가능하게 만들고 생물다양성의 증대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으로 팜유-육우 산업 결합 구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위에서 소개한 긍정적 결과를 실제로 만들어내고자 노력해야 하며,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이 과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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